“출전정지 취소 결정”…손웅정 감독, 징계 번복→두 코치 운명 엇갈린 이유
긴 침묵 끝에 드러난 결정은 부드러운 기류와 차가운 현실이 교차하는 순간이었다. 출전정지라는 무거운 짐을 내려놓게 된 손웅정 SON축구아카데미 감독에게, 이날만큼은 무거운 시간이 의미 있는 해석으로 옮겨지는 밤이었다. 번복된 징계의 배경을 바라보는 현장에는 깊은 고요와 함께 조용한 안도의 숨이 흘렀다.
강원특별자치도체육회 스포츠공정위원회는 28일 강원체육회관 대회의실에서 ‘제3차 스포츠공정위원회’를 열고, 손웅정 감독에게 내려졌던 출전정지 3개월 징계를 취소한다고 밝혔다. 스포츠공정위원회는 “손 감독의 징계는 대한축구협회 지도자 등록 이전에 행한 행위로 인해, 해당 규정을 적용할 수 없다”고 설명했다. 이에 따라 강원도축구협회가 내렸던 손 감독 관련 징계 결정은 효력을 잃게 됐다.

반면, 손흥민의 형이자 코치인 손흥윤과 또 다른 지도자 A코치에 대해서는 또다시 냉철한 판정이 내려졌다. 두 지도자의 재심 요청은 스포츠윤리센터 심의결과를 근거로 기각됐다. 이미 지난 21일, 강원도축구협회 스포츠공정위는 손웅정 감독과 A코치에게 각각 출전정지 3개월, 손흥윤 코치에게는 출전정지 6개월을 의결했으나 이번 결정으로 지도자 3명 중 손 감독만 징계가 취소되는 결과를 낳았다.
사건의 발단은 지난해 3월, 일본 오키나와 전지훈련 중 발생한 아동학대 의혹이었다. 피해 아동 측은 코치에게 허벅지 부위를 코너 플래그로 맞았고 전치 2주의 진단을 받았다고 주장했다. 당시 손웅정 감독으로부터 훈련 중 실수에 대한 폭언을 들었다는 내용도 함께 제기됐다. 이에 춘천지법은 지난해 10월 손 감독과 코치 2명에게 각각 300만 원의 약식명령과 40시간의 아동학대 치료프로그램 이수를 명했다. 스포츠윤리센터도 올해 2월, 관련 지도자들의 폭력 비위 사실을 인정하는 결정을 내린 바 있다.
치열했던 진실공방과 여러 절차를 거쳐 내린 결론은 각각의 지도자에게 서로 다른 무게로 남게 됐다. 끝내 취소된 손 감독의 징계와 달리, 두 지도자의 징계는 굳건하게 남아 석연치 않은 여운을 안긴다.
질문과 응답, 합의와 판정, 그리고 불안한 침묵. 스포츠 현장은 늘 인간의 민낯을 시험하고, 각자의 자리에서 또 다른 책임을 묻는다. 이제 남겨진 과제는 선수와 지도자 모두가 건강한 현장으로 나아가야 한다는 오래된 진심이다. SON축구아카데미의 지도 철학과 미래가 무엇을 말해줄지, 관심은 깊어지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