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췌장암 신약 네수파립 이중표적”…온코닉, 식약처에 2상 신청 파장
합성치사 이중표적 항암신약 기술이 난치암 치료 패러다임에 변화를 몰고 온다. 바이오기업 온코닉테라퓨틱스는 췌장암 환자를 위한 혁신 신약 ‘네수파립’의 임상 2상 시험계획을 최근 식품의약품안전처에 제출했다. 희귀질환 환자군 지원 정책과 맞물리며, 글로벌 제약시장에서도 미충족 수요가 압도적으로 높은 췌장암 영역의 신약 진입전이 가속화되는 분수령으로 해석된다. 업계는 이번 IND 신청을 국내·외 신약개발 경쟁 구도 변화의 시발점으로 바라보고 있다.
온코닉테라퓨틱스가 개발 중인 네수파립은 진행성 및 전이성 췌장암을 타깃으로 하는 차세대 항암 후보물질이다. 이번 IND(임상시험계획) 신청은 2024년 6월 18일 식약처에 올라갔으며, 이는 신약개발 과정의 중대 이정표다. 네수파립은 탄키라제(탱크 결합 단백질 저해제)와 PARP(폴리 ADP-리보스 폴리머레이스)라는 두 분자 타깃을 동시에 억제하는, 일명 ‘이중표적 합성치사(synthetic lethality)’ 원리를 차용한 차별화된 신약이다. 경쟁 약물이 단일 타깃에 머무는 데 비해, 암세포의 치명적 취약점을 2중 공략해 약물 내성 저항력을 줄이고 치료 효과를 높일 것으로 기대된다.

췌장암은 환자 예후와 생존율이 극히 낮은 대표적 난치암이다. 국내 2018~2022년 통계에서 5년 생존율이 16.5%에 그치고, 미국 역시 2023년 기준 9%에 불과하다. 기존 화학요법이나 표적치료의 한계, 조기 진단의 어려움 탓에 치료 옵션이 매우 제한적이다. 이런 상황에서 네수파립은 미충족 의료수요(unmet medical need)와 ‘1차 치료제 시장’을 동시에 공략할 신약후보로 주목받고 있다.
기술력 외에도 규제·인증 측면에서 선점 효과가 예상된다. 네수파립은 2021년 미국 FDA로부터 췌장암 적응증에 희귀의약품(Orphan Drug Designation, ODD) 지정을 받았고, 국내 식약처 희귀의약품 지정까지 획득했다. 이에 따라 ▲임상시험 신속 심사 ▲조건부 허가 등 허가 절차 상의 패스트트랙 혜택이 가능하다.
온코닉테라퓨틱스 측은 “진행성 췌장암 환자를 대상으로 한 1b상 데이터에서 고무적 효능이 시사된 상태이며, 글로벌 주요 암학회 발표 등으로 임상 단계도 가속화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업계에서는 글로벌 경쟁사 대비 이중타깃 합성치사 메커니즘이 허가 획득 시 기존 표적치료제 시장 구도를 바꿀 잠재력이 있다고 분석한다. 실제로 미국, 일본, 유럽의 대형 제약사들도 췌장암·난치암 신약 패러다임 혁신에 주력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희귀질환 신약 규제 특례와 글로벌 공동 임상 주도권이 병행될 경우, 국내 항암 신약의 실전 시장 진입 속도가 빨라질 것”이라 진단한다. 산업계는 이번 이중표적 신약이 실제 환자 치료에 도달할 수 있을지, 혁신 기술의 상용화 전환점이 마련될지 주목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