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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무부 사망설에 가족도 눈물”…생생정보, 뇌경색 속 진짜 인생→다시 살아난 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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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무부 사망설에 가족도 눈물”…생생정보, 뇌경색 속 진짜 인생→다시 살아난 꿈

조보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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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문 사이로 들어온 햇살 아래 윤무부의 손에는 여전히 카메라가 얹혀 있었다. 생명의 작은 날갯짓을 좇아 평생 들판을 누볐던 시간, 그리고 병마에 스러졌던 순간이 교차하는 방 안에서 윤무부는 다시 끈질긴 눈빛을 빛냈다. 뇌경색으로 쓰러진 뒤 찾아온 갑작스러운 신체의 불편함과 자유를 빼앗긴 상실감은 결코 간단한 슬픔이 아니었다. 하지만 이 소식을 들은 가족과 지인, 그리고 인터넷상까지 퍼진 ‘사망설’의 그림자는 그를 또 다른 시련 앞에 놓이게 했다.

 

윤무부는 KBS 2TV ‘생생정보’에 출연해 처음으로 자신의 깊은 속내를 털어놨다. 그는 “어지럽고 속이 메슥거렸지만 바쁘게 일하다 병을 키웠다”며, 병원을 찾은 끝에 오른쪽 편마비와 전신마비까지 경험했다고 고백했다. 의사의 “오래 못 산다”는 냉정한 선고에도 그가 가장 먼저 떠올린 건 소중한 새들과의 이별이었다. “산에 못 가겠구나” 하는 허탈함을 담담히 전하는 입가에는 오히려 지나온 인생에 대한 진한 아쉬움과 미련이 엿보였다.

“사망설에 내 이름”…윤무부, ‘생생정보’ 출연→진짜 속내 고백
“사망설에 내 이름”…윤무부, ‘생생정보’ 출연→진짜 속내 고백

인터넷에서 ‘사망설’이 번지던 당시를 떠올리며, 윤무부는 “딸이 울먹이며 안부를 확인하던 그날이 아직도 또렷하다. 급하게 오해를 풀며 더 크게 위로해야 했다”는 뒷이야기를 전했다. 그러나 그는 빠르게 재활에 몰두했고, 전동휠체어와 함께 산과 들의 새들 곁으로 다시 돌아왔다. 이제는 집에서 SNS에 직접 영상을 올리며 또 다른 방식으로 새들과의 인연을 이어간다는 점에서도 특별한 희망을 보여줬다. 오랜 시간 품어온 카메라와 60만 장에 달하는 촬영 기록물, 그리고 캠코더 속에 남아있는 젊은 날의 장면들은 윤무부가 지나온 인생 그 자체였다.

 

직접 겪은 우여곡절도 새삼스럽다. 강화도에서 새 촬영 중 간첩으로 오해받아 조사받았던 일부터, 키가 작다는 이유로 수차례 의심을 받았다는 유쾌한 풀스토리까지 전해지며 화면 곳곳에는 깊은 울음과 미소가 동시에 번졌다. 무엇보다 “새와의 만남이 없었다면 결코 포기하지 못했다”는 단호한 태도는 박수와 감동을 자아냈다. 

 

비록 병마로 일상은 송두리째 달라졌지만, 윤무부는 매순간 새를 향한 열정과 조류학자로서의 긍지를 잊지 않았다. 이제 무대 대신 카메라와 전동휠체어, 그리고 소셜미디어를 벗 삼아 또 한번 새로운 여정을 시작했다. 평생 기록해 온 새들과 함께 그의 인생은 오늘도 조용하지만 힘찬 날갯짓을 남긴다. 뇌경색 이후의 깊은 터널을 이겨내고 진짜 속마음을 전한 윤무부의 이야기는 23일 오후 KBS 2TV ‘생생정보’를 통해 시청자들을 찾았다.

조보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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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무부#생생정보#조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