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 개인전 메달의 환희”…김제덕, 세계선수권 동메달→홀로서기의 시작
광주 5·18 민주광장에 울려 퍼진 환호가 김제덕의 땀방울을 감쌌다. 동메달 결정전이 펼쳐지는 순간, 관중들은 마테오 보르사니와 김제덕의 몸짓 하나하나에 숨을 죽였다. 마지막 한 발을 명중시킨 뒤, 김제덕이 시상대에 올라선 장면은 그의 첫 개인전 메달이라는 깊은 의미를 남겼다.
2025 광주 세계양궁선수권대회 남자 개인전 3위 결정전에서 김제덕은 이탈리아 대표 마테오 보르사니를 상대했다. 집중력과 강한 의지로 경기를 이어간 김제덕은 세트 승리 합계에서 우위를 점하며 동메달을 목에 걸었다. 이번 메달은 김제덕에게 메이저 국제무대 첫 개인전 입상 기록이기도 하다.

17세라는 어린 나이에 국가대표 1군에 선발된 뒤, 김제덕은 오진혁, 김우진, 이우석, 안산 등과 함께 팀의 단체전 금메달 9개를 합작했다. 반면 개인전에서는 세계선수권 8강, 올림픽 32강, 파리 대회 8강 등 번번이 벽에 막혔던 터라 이번 동메달은 더욱 값진 성과로 다가왔다.
김우진, 이우석이 조기에 탈락하면서 김제덕이 홀로 대표팀 책임을 짊어졌던 점도 의미를 더했다. 그는 “한 번 부딪쳐보자, 이겨보자고 생각했다”고 밝히며 자기 확신이 경기를 지탱했다고 전했다. 경기장 밖에서 든든한 응원을 이어간 형들의 격려는 김제덕의 집중력을 더욱 북돋웠다.
도쿄올림픽 금메달로 병역특례 혜택을 받은 김제덕은 시상식 때마다 거수경례로 소감을 대신했다. 그는 “군인 신분이기에 거수경례를 하게 됐다”는 말로 자신의 각오를 표현했다.
동메달 획득으로 자신감을 되찾은 김제덕은 2026 아이치·나고야 아시안게임에서 개인전 금메달에 도전하겠다는 포부를 드러냈다. 여전히 국가대표 선발전이라는 높은 문턱이 남았지만, 그는 “더 큰 선수가 되겠다”는 다짐으로 스스로를 북돋았다.
긴장과 설렘이 뒤섞인 광주 민주광장은 한 명의 젊은 선수에게 특유의 에너지를 안겨주었다. 그 현장은 김제덕의 ‘홀로서기’ 시작점이자, 앞으로 펼쳐질 이정표이기도 했다. 2025 광주 세계양궁선수권대회의 여운은 성장의 시간 속에 길게 남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