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료 특화 파운데이션 모델”…루닛, 국회에 선보여 의료AI 주권 강조
의료 인공지능(AI) 기업 루닛이 국회 초청 간담회에서 자체 개발한 의료 특화 파운데이션 모델(Foundation Model)을 처음으로 공개하며 산업 파급력을 드러내고 있다. 대규모 임상 및 의료 영상을 학습한 이 모델은 정밀 진단, 맞춤형 치료로의 확장 가능성에 힘입어 국내외 의료AI 경쟁의 분기점이 될 것으로 평가받는다. 업계와 정책 담당자들은 이번 모델을 통해 한국 의료AI의 글로벌 위상 제고와 더불어 국내 의료 접근성, 인력 불균형 해소 등 다양한 과제에 대한 해법이 나올지 주목한다.
루닛이 이날 발표한 파운데이션 모델은 암 등 다양한 질환 의료 영상과 실제 임상 데이터 수십억 건을 한국 의료 환경에 맞춰 학습했다. 단일 질병뿐 아니라 범용 활용이 가능한 기초 AI 모델로, 영상 판독과 예후 예측 정확도를 기존 단일 Task AI 대비 크게 끌어올렸다는 점이 주목받는다. 특히 루닛은 국내 전자의무기록(EMR) 등 빅데이터를 모델에 적용할 계획으로, 의료 현장 실제 활용성 및 신뢰성을 한층 높인다는 전략이다.

실제 이 모델은 질병 진단, 치료 방침 추천, 환자 모니터링 등 다양한 영역에서 활용도가 기대된다. 의료 인력 부족, 수도권-비수도권 의료 격차, 고령화에 따른 수요 급증 등 국내 현안 대응에도 실질적 효과가 있을 것으로 보인다. 또한, 장소와 지역에 구애받지 않는 AI 기반 서비스가 국민 체감형 의료정책 실현에 기여할 수 있다는 점도 산업 내 관심사다.
글로벌 시장을 겨냥한 경쟁력도 높다. 루닛은 국내 실사용 데이터를 기반으로 한 고성능 모델로, 유럽·미국·일본의 다국적 AI 기업들과 차별화된 경쟁 우위 확보를 노리고 있다. 주요 선진국은 이미 대규모 의료AI 개발에 정부·민간 협업 투자를 강화하고 있는 상황으로, 루닛의 독자 모델은 국내 의료AI 주권 확보의 핵심 수단으로 평가된다.
정부의 규제·정책적 뒷받침도 본격화되고 있다. 식약처와 보건복지부의 AI 의료기기 인허가 체계 확장, 의료데이터 2차 활용 가이드라인 논의 등이 병행되면서 루닛 역시 초거대 AI 모델 개발 국가사업에 참여할 계획이다. 전문가들은 파운데이션 모델 등장 자체가 한국 의료AI 산업 구조의 전환점을 예고하는 신호로 본다.
서범석 루닛 대표는 “파운데이션 모델 구축은 한국이 의료AI를 선도하는 중대한 계기가 될 것”이라며 “글로벌 표준으로 자리잡을 수 있도록 역량을 집중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산업계는 실제 시장 안착 여부와 산업 구조 전환의 속도, 그리고 정부의 정책·윤리 지원이 향후 의료AI 경쟁의 핵심 변수가 될 것으로 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