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타 줄이며 30계단 상승”…고진영, US여자오픈 3R 선전→공동 13위 도약
첫 번째 홀 티샷이 잔잔히 날아가던 순간, 고진영의 얼굴에는 단단한 의지가 스며 있었다. 거센 바람과 까다로운 코스가 선수들을 시험한 3라운드, 그는 흔들림 없는 집중력으로 인내의 골프를 이어갔다. 버디 여섯 개와 보기 네 개를 교차로 써내린 끝에, 그는 2언더파 70타를 기록하며 전날보다 무려 30계단을 끌어올렸다.
1일 미국 위스콘신주 에린에서 펼쳐진 제80회 US여자오픈 골프대회 3라운드는 변덕스러운 날씨와 단단해진 코스 덕분에 누구에게나 쉽지 않은 승부였다. 3라운드에 진출한 60명 가운데 오직 9명만이 타수를 줄였고, 현장에는 조용한 긴장감이 감돌았다.

고진영은 전날 공동 43위였으나, 두 타를 줄이며 공동 13위까지 단숨에 뛰어올랐다. 장타 신예 훌리아 로페스 라미레스가 이틀 연속 상승세를 보인 반면, 고진영 역시 선두 마야 스타르크와 어깨를 나란히 하며 2언더파 라운드에 성공했다. 기록 이상의 의미는 그의 근성, 그리고 흐트러지지 않는 경기 운영에서 묻어났다.
경기 종료 후 고진영은 “US오픈은 언제나 쉽지 않다. 인내심이 중요하고, 사흘 연속 정신적으로도 강인함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또 “코스가 점점 더 까다로워지는 만큼 매 샷마다 신중할 수밖에 없다”며 집중력을 다졌다.
이로써 고진영은 출전한 한국 선수 중 가장 높은 순위로 챔피언조 추격을 이어간다. 2019년 에비앙 챔피언십 이후 약 6년 만에 메이저 3승을 겨냥하는 그는 “마지막 라운드는 욕심을 내려놓고 겸손하게 임하겠다. 이번 대회를 통해 많은 것을 배우고 있다”고 덧붙였다.
6타 차의 격차가 남았지만, 최종 라운드를 앞둔 고진영의 표정에는 새로운 꿈이 피어나기 시작했다. 갤러리의 작은 환호와 아침 이슬 같은 긴장감이 어우러진 그라운드, ‘메이저 퀸’의 이름은 다시 한 번 뜨겁게 호명된다. 제80회 US여자오픈 최종 라운드는 2일 새벽, 국내 골프팬 곁을 찾아온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