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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부차기 통한 패배”…셀틱, 애버딘전 비극→스코티시컵 3연패 무산
스포츠

“승부차기 통한 패배”…셀틱, 애버딘전 비극→스코티시컵 3연패 무산

오태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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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부차기 앞에서 모두가 숨을 삼켰다. 수많은 그린과 화이트 깃발이 펄럭인 글래스고 햄던 파크의 긴장감 속에서, 셀틱은 마지막 한 걸음을 내딛지 못했다. 결국 애버딘의 환호 뒤로 셀틱의 스코티시컵 3연패 도전은 멈춰섰다.

 

셀틱은 25일 스코틀랜드 글래스고 햄던 파크에서 열린 2024-2025 스코티시컵 결승전에서 애버딘과 120분 동안 1-1로 맞섰으나 승부차기에서 3-4로 패했다. 셀틱은 대회 최다 우승 42회라는 금자탑만 남긴 채 또 하나의 기록을 써내려 가는 데는 실패했다. 반면 애버딘은 35년 만에 정상에 오르며 여덟 번째 우승으로 팀 역사를 새겼다.

“승부차기 통한 패배”…셀틱, 애버딘전 비극→스코티시컵 3연패 무산 / 연합뉴스
“승부차기 통한 패배”…셀틱, 애버딘전 비극→스코티시컵 3연패 무산 / 연합뉴스

이날 셀틱 양현준은 후반 21분 애덤 아이다와 교체돼 투입됐다. 교체 후 곧바로 슈팅을 시도하고, 후반 44분 왼쪽 코너 인근 프리킥을 얻어내는 등 공격 흐름을 끌어올렸다. 후반 추가 시간에는 상대 역습을 저지하며 과감한 수비도 보여줬고, 연장전에서도 오른쪽 측면에서 부지런한 움직임으로 존재감을 드러냈다.

 

전반 39분, 애버딘 알피 도링턴의 어깨에 맞은 공이 골대로 빨려 들어가며 셀틱이 우세를 점했지만, 셀틱은 경기 내내 80%에 가까운 점유율 속에서도 추가 득점 기회를 만들지 못했다. 후반 38분 울려 퍼진 동점골 역시 예상 밖의 순간이었다. 애버딘 샤이든 모리스가 낮게 올린 크로스에 셀틱 골키퍼 카스페르 스마이켈이 손길을 뻗었으나, 공은 그대로 골문 안으로 들어갔다.

 

마에다 다이젠의 역동적인 돌파, 상대 골키퍼의 선방은 더 이상의 변화를 만들지 못했다. 이어진 연장전에서도 양 팀 모두 결정적 기회를 살리지 못하며, 운명의 승부차기로 경기는 흘러갔다. 이 순간 셀틱의 캘럼 맥그리거와 앨리스테어 존스턴이 실축하면서 애버딘에 승리의 꽃다발이 돌아갔다.

 

브렌던 로저스 감독은 마지막 한 고비를 넘지 못한 아쉬움을 숨기지 않았다. “선수들의 헌신에는 만족한다”고 전하며, 스코틀랜드 축구 팬들은 경기장의 여운을 SNS를 통해 나눴다. 애버딘의 집중력과 마지막까지 포기하지 않는 투혼을 향한 찬사가 빛났다.

 

셰도우처럼 남겨진 셀틱의 패배는 곧 또 다른 시작의 문을 연다. 스코티시 프리미어십과 리그컵에서 거머쥔 승리의 감동, 그리고 3관왕을 꿈꿨던 욕망까지 모두 지난 시즌의 기억으로 묻히게 됐다. 햄던 파크의 밤을 삼킨 침묵 속에서, 선수들은 조용히 다음을 다짐하고 있다. 스코틀랜드 축구의 계절은 다시 깊은 숨을 고르며, 셀틱 역시 여름 이적 시장을 앞두고 새로운 서사를 준비하고 있다.

오태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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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셀틱#애버딘#양현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