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엄·탄핵 공방, 내부 분열 경계”…국민의힘 최고위원 후보 TV토론 격돌

계엄과 탄핵을 둘러싼 노선 충돌이 다시 불붙었다. 국민의힘 8·22 전당대회에 출마한 최고위원 후보들은 18일 서울 강서구 아싸아트홀에서 열린 방송 토론회에서 계엄령 및 탄핵 이슈를 두고 정면 충돌했다. 내홍 격화 속에 극우 프레임과 내부 총질 논란이 거세지며, 당 대표 선거에 이어 최고위원 경쟁 구도 역시 분열 양상을 보였다.

토론에는 8명의 후보가 출전, ‘가’조(김재원·신동욱·양향자·최수진)와 ‘나’조(김근식·김민수·김태우·손범규)로 편성돼 각자 입장을 밝혔으며, 최근 계엄·탄핵 프레임을 둘러싼 당내 갈등이 전당대회 국면에서 재차 부상한 배경이 됐다.

이날 김재원, 신동욱, 최수진 후보는 "민주당 주장에 동조해선 안 되고, 내부 분열을 막아야 한다"며 강한 결속을 강조했다. 김재원 후보는 "이재명 정권이 우리 당을 해체하려는 상황에서 특검 수사 협조는 이적 행위"라고 지적하며, "이런 행위를 하는 분을 가차 없이 제재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신동욱 후보도 "민주당 얘기를 가져와서 정리해야 내부 통합할 수 있다 주장에는 동의할 수 없다"고 선을 그었다.

최수진 후보는 내부 충돌에 거리두기를 강조했다. "더는 찬탄·반탄 이슈가 우리 당을 삼키지 않도록 하겠다. 내부 총질이 없게 하겠다"고 밝혔다. 그러나, 양향자 후보는 "극우 극단주의가 당을 고립시키고 있고, 윤어게인을 외치는 분들이 불법 계엄을 옹호한다는 인식이 퍼지고 있다"고 비판하며, 극단 노선에 경계심을 드러냈다. 이에 김재원 후보는 "우리 당에 계엄을 옹호하는 세력이 있는가. 허위 사실 공표"라고 강하게 반박했다.

전당대회 당시 연설 방해 논란을 일으킨 전한길 씨를 두고서도 입장이 엇갈렸다. 최수진 후보는 "전씨의 행동은 적절하지 않으나 그가 우리 당을 위하는 마음은 높이 평가해야 한다"고 했고, 신동욱 후보 역시 "계엄 관련 민주당 책임도 함께 논의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어진 2부 토론에서 김민수, 김태우, 손범규 후보는 찬탄파로 분류된 김근식 후보를 강하게 비판했다. 김민수 후보는 "탄핵 소추가 없었다면 대통령이 심판대에 올라갈 일도 없었을 것"이라고 말했고, 김태우 후보는 "김근식 후보가 민주당으로 간 김상욱 의원과 같은 탄핵 찬성 입장을 취했음에도 공식 사과나 비판 입장을 낸 바 없다"고 지적했다. 손범규 후보 역시 "내부 총질, 계파 갈등에 앞장서지 않았느냐"고 공세를 이어갔다.

한편, 김근식 후보는 "찬탄파, 반탄파 싸움이 아니라 계엄 옹호 여부를 명확히 해야 한다. 일부 후보가 계엄과 윤어게인 지지층의 표를 얻으려 비위를 맞추고 있지 않냐"고 반박했다. 이 과정에서 당내 극우와 온건층의 노선 다툼, 탄핵 이슈에 따른 총선 전략의 변화 가능성 등도 언급돼, 향후 전당대회 흐름에 영향을 줄 전망이다.

이날 토론회는 계엄·탄핵 쟁점으로 인한 후보 간 노선 갈등이 표면화되면서, 국민의힘 내부 통합과 세대교체를 둘러싼 논쟁이 새로운 진입국면에 접어들었음을 보여줬다. 당내 분열 해소와 지지층 결집이 투표일까지 이어질 주요 변수로 부상한 가운데, 국민의힘 최고위원 후보들은 추가 토론과 합동연설에서 치열한 경합을 벌일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