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궁민, 영화감독 이제하로 움직이다”…우리영화, 잊혀진 멜로의 향기→가슴에 번지다
어두운 상실의 강을 건너는 손끝에 파도가 이는 순간, SBS 금토드라마 ‘우리영화’는 영화감독 이제하로 분한 남궁민의 고요한 동작과 깊은 눈빛이 빚어낸 서사적 울림을 청량하게 전했다. 아슬아슬한 감정의 파도와 잔잔함이 공존하는 화면 속 남궁민은 세상의 소음에도 흔들리지 않는 내면의 진실을 보여주며, 매회 시청자들의 가슴에 새로운 파동을 남긴다.
첫 방영 주를 지나며 ‘우리영화’는 드라마와 영화 사이의 흐릿한 경계, 섬세한 연출, 세심하게 엮인 대사가 어우러지는 가운데 OTT 차트 상위권까지 차지하며 자신만의 존재감을 확고히 했다. 시청자들은 오랜 침묵을 견디고 복귀를 준비하는 이제하의 모습에서 캄캄한 밤을 밝히는 작은 촛불과 같은 희망과 설렘을 느꼈다. 특히 남궁민의 진중하고 절제된 연기는 오랜 시간 각인된 상실과 슬픔, 껍질을 벗고 나오는 새로운 꿈과 마주하는 한 남자의 이야기를 더욱 깊게 만들었다.

이제하가 열어가는 감정의 결은 선배 감독과의 대화에서 드러난 자책과 좌절, 그리고 어머니의 영화 ‘하얀 사랑’ 각본을 발견하며 되살아난 기억으로 촘촘히 완성됐다. 병마 속에서도 붉은 손끝으로 대본을 써내던 어머니의 모습, 이를 지켜보던 아들의 회한과 그리움이 남궁민의 얼굴 위 절묘하게 흐르며 향수를 자극했다.
또한 배우 전여빈이 연기한 이다음의 존재는 이제하의 일상에 조금씩 균열을 일으켰다. 차분하던 그가 이다음과의 짧은 대화, 자연스러운 시선 속에서 서서히 흔들리며 감정선을 확장했다. 무심한 듯 손끝에 스미는 다정함, 설렘을 품은 말투, 그리고 쉽사리 깨질 듯하면서도 견고한 두 사람 간의 교차로 이야기는 더욱 밀도 있게 흘러갔다.
남궁민의 연기는 표면의 감정만이 아니라, 삶 곳곳에 파장이 번지는 조용한 성장과 변주를 담아낸다. 시청자는 이제하의 깊은 눈빛 한줄, 말끝마다 감춰진 의미에 빠져들며, 자신도 모르게 조용한 파동 속으로 걸음을 내딛는다. 들꽃처럼 소박하고 따뜻한 이야기의 결, 그리고 남궁민이 경신하는 새로운 인생 캐릭터의 다음 발걸음에 대한 궁금증은 더욱 커지고 있다.
우리가 매번 삶에서 놓치는 감정의 흔적, 그리고 흘러가는 서사의 농밀함은 ‘우리영화’ 다음 장면에서도 조용하지만 묵직하게 이어질 전망이다. SBS 금토드라마 ‘우리영화’ 3회는 6월 20일 금요일 밤 9시 50분에 방송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