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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힘줄 재생 패러다임 바꾼다”…이성민 교수, 니어 어워드 수상 → 글로벌 임상 혁신 주목

임태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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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성민 경희대학교병원 정형외과 교수가 견주관절 분야 최고 권위의 학술상인 '니어 어워드'(Neer Award)를 수상했다. 니어 어워드는 매년 전 세계에서 기초 및 임상 각 1편의 연구만 선정하는, ‘견주관절계의 노벨상’으로 통하는 상이다. 2024년 6월 미국 샌디에이고에서 열린 미국견주관절학회(ASES) 정기총회에서 이뤄진 이번 수상은 회전근개 파열 수술 후 힘줄 재생을 촉진하는 혁신적 생체재료의 연구 성과가 국제적으로 표준임을 공식 인정받은 데 의의가 있다. 업계와 의료계는 이번 수상작을 “힘줄 치유 치료제 경쟁의 분기점”으로 평가하고 있다.

 

이성민 교수와 성균관대학교 공과대학 김재윤 교수팀이 협력해 개발한 생체재료는 아텔로콜라겐을 포함한 다공성 히알루론산 기반 복합 지지체다. 기존 액상 주사제 형태와 달리, 이 복합체는 고체 구조를 유지해 수술 봉합 부위에 안정적으로 정착, 지속적이고 효과적인 조직 재생을 유도한다. 특히 동물실험에서 기존 방식 대비 콜라겐 섬유 밀도와 힘줄 강도를 유의하게 향상시켰으며, 높은 기계적 강도와 세포 생존율까지 입증했다. 이는 생체 적합성(환자 체내 환경과의 조화)과 기능 효용(실제 힘줄 회복 효과) 모두에서 글로벌 수준의 성능을 보여준 결과다.

이 복합 생체재료는 근골격계 수술 환자의 재활·회복률을 높이고 의료 현장의 미충족 수요 해결에 기여할 전망이다. 실제 회전근개 파열은 고령화 사회에서 주요한 근골격계 질환으로 치료 난이도와 재파열률이 높아, 효과적 봉합 및 빠른 힘줄 치유 기술을 필요로 한다. 새로운 재료는 기존 주사제에 비해 현장 적용성, 조직 결착력, 치료 후 관리 면에서 환자-의료진 모두의 실효적 만족도를 끌어올릴 것으로 보인다.

 

유럽·미국 선진 견주관절 연구기관과의 기술 차별성도 부각된다. 선진국 연구진이 주목하는 ‘조직 친화적 고체형 생체재료’ 개발 경쟁에서 이번 경희대-성균관대 협업은 국제 표준화를 선도할 수 있는 원천기술로 주목받는다. 일본, 독일 등 주요 학계와 다국적 의료기기업체들도 힘줄 지지체 소재의 임상파이프라인을 확장하는 중이지만, 니어 어워드 수상은 한국형 연구모델의 경쟁력을 글로벌 무대에서 인정받은 상징적 사건이다.

 

이번 수상으로 생체재료의 임상 적용 확장과 더불어 데이터 기반 디지털 헬스케어 융합도 탄력을 받을 전망이다. 이 교수는 “수술 후 힘줄의 디지털 모니터링 기술, 체계적 재활 관리 등 IT와 임상이 결합된 ‘연구-임상-디지털 융합 모델’ 선도에 앞장서겠다”고 밝혔다.

 

다만, 실제 시장 도입을 위해선 식약처 인허가와 임상 표준화, 보험 등재 등 복수의 규제 단계가 남아 있다. 학계에선 “‘인체 적용 확대’와 윤리적 검증, 장기적 안전성 입증이 산업화를 가르는 분수령”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산업계는 이번 기술이 실제 의료 시장에 안착할 수 있을지 주시하고 있다. 기술과 임상, 규제가 어떻게 융합될지에 따라 차세대 정형외과 치료 생태계의 판도가 바뀔 수 있다는 점에 전문가들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임태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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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성민#니어어워드#경희대학교병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