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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역 아닌 공무원 첫 기용”…안규백, 국방부 인사기획관에 문민 인사 단행
정치

“현역 아닌 공무원 첫 기용”…안규백, 국방부 인사기획관에 문민 인사 단행

박다해 기자
입력

국방부의 핵심 보직을 둘러싼 변화의 바람이 거세지고 있다. 군 장성이 독점해온 인사기획관 자리에 사상 처음으로 공무원이 임명되면서, 국방부의 문민화 기조가 명확히 드러났다. 안규백 국방부 장관의 결단과 이재명 대통령의 대선 공약이 맞물린 이번 개혁은 다음달 군 수뇌부 교체에도 직접적 영향을 미칠 것으로 전망된다.

 

28일 국방부는 지난 26일 자로 이인구 전 군사시설기획관을 인사기획관에 임용했다고 밝혔다. 1963년 인사기획관 자리 신설 이후 이 자리는 줄곧 현역 또는 예비역 장성의 몫이었다. 그러나 이번 임명으로 61년 만에 군 출신이 아닌 문민이 이끈다는 기록이 쓰였다.

이인구 인사기획관은 기술고시 37회 출신으로, 주한미군기지이전사업단 부단장, 운영지원과장, 인력정책과장, 시설제도기술과장 등 국방부 내 요직을 두루 거쳤다. 국방부는 "인사·인력 분야 전문가로서 미래 병력자원 감소에 대비하고, 국민이 신뢰하는 첨단 강군을 육성해야 할 인사기획관의 임무를 차질 없이 수행할 적임자"라고 평가했다. 이어 "예비역 장성이 역임해온 인사기획관에 일반직 공무원을 임용함으로써 국방부 주요 직위에 대한 실질적 문민화를 진전시키고 군에 대한 문민통제 원칙을 보장하려 한 것"이라고도 설명했다.

 

이번 인사가 주목받는 또다른 배경에는 안규백 국방부 장관의 출신이 있다. 5·16 군사쿠데타 이후 64년 만에 군 장성이 아닌 문민 장관으로 내정된 안 장관은 취임 직후 보수적 인사 관행을 깨는 첫 조치를 취했다.

 

이재명 대통령도 대선 핵심 공약으로 ‘국방 문민화’를 내세웠다. 이에 따라 국방부는 지난달 18일, 국정기획위원회에 실장급 이상 주요 직위에 대해 예비역 임용제한 기간을 조정하고, 각 직위의 문민화 필요성을 점검해 앞으로 유사 사례를 점진적으로 확대하겠다고 보고한 것으로 알려졌다.

 

정치권과 국방부 안팎에서는 이번 인사기획관 임명을 ‘문민화 신호탄’으로 해석했다. 현역 또는 예비역 장성이 맡아온 실장, 국장, 과장직에도 문민 인사나 외부 전문가 발탁 사례가 크게 늘 것이라는 전망도 제기됐다.

 

특히 내달 단행될 것으로 보이는 군 고위 장성 인사는 이인구 인사기획관 임명의 연장선에 놓였다는 분석이 힘을 얻고 있다. 이재명 정부 출범 후 처음으로 진행되는 이번 군 수뇌부 인사에서는 합동참모의장, 육·해·공군 참모총장 등 주요 보직에 대대적인 세대교체가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현 군 수뇌부는 모두 2023년 하반기 장성 인사에서 임명된 이후 2년 가까이 자리를 유지해왔다.

 

이날 국방부는 주요 직위의 문민화 기조를 밝히며, 향후 정책 방향에도 속도가 붙을 가능성을 시사했다. 정부는 다음달 예정된 군 수뇌부 인사를 분기점 삼아 각급 보직의 문민화를 지속적으로 추진할 방침이다.

박다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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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규백#이인구#국방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