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

“국회 과방위, 욕설 문자 폭로에 정회 거듭”…김우영·박정훈 거센 충돌

신민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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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에서 여야 의원 간 막말과 문자 메시지 공개를 둘러싼 격렬한 충돌이 벌어졌다. 14일 오후 국정감사 현장에서는 더불어민주당 김우영 의원이 자신을 향한 국민의힘 박정훈 의원의 비하성 문자와 전화번호를 공개하면서 양당 의원들이 거칠게 맞섰다.

 

김우영 의원은 국감 개시 직후 “지난달 2일과 5일 박정훈 의원에게 ‘박정훈입니다. 전화부탁드립니다’, ‘에휴 이 찌질한 놈아’라는 문자를 받았다”며 해당 문자와 발신 전화번호를 화면에 직접 공개했다. 김 의원은 전두환 정권 관련 인사를 국회에서 언급한 직후 사적인 보복 문자라고 주장하며, 박 의원을 강하게 비판했다. 그는 “12·12 군사반란의 잘못을 규탄하는 발언을 했을 뿐인데, 특정 의원이 개인 감정으로 문자를 보내왔다”고 강조했다.

박정훈 의원과 국민의힘 의원들은 즉각 반발했다. 이상휘 의원은 “전화번호까지 공개하는 처사가 적절하냐”고 지적했고, 박충권 의원은 “민주당 강성 지지층이 좌표를 찍었을 것”이라며 우려를 표했다. 박정훈 의원 역시 신상 발언 기회를 요청했지만, 민주당 소속 최민희 과방위원장은 “동료 의원에게 욕한 부분은 사과하면 된다”며 발언권을 주지 않았다. 이에 항의가 거세지자 최 위원장은 정회를 결정했고, 양당 의원들은 자리에서 거친 언쟁을 이어갔다.

 

정회 중 박정훈 의원은 김우영 의원이 자신에게 멱살을 잡았다고 주장하며 “한심한 XX”라고 막말을 쏟아냈다. 당시 국민의힘 최형두 의원은 “김우영 의원의 멱살잡이도 분명 사과해야 한다”고 맞섰고, 김장겸 의원은 “어디다 대고 명령이냐”고 목소리를 높였다. 또 이상휘 의원은 “야당 의원을 긴급체포하라”고 비꼬는 발언까지 했다. 민주당 측에서는 “야당은 조용히 하고 폭력 유발하지 말라”는 반발이 나왔다.

 

국정감사는 정회 37분 만에 재개됐지만, 여야 간 감정 대립이 수그러들지 않으면서 8분 만에 다시 중지됐다. 박정훈 의원은 “김우영 의원도 욕설 문자 보냈다”며 재차 신상 발언을 요구했으나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이날 과방위 국감은 양당 의원들의 감정적 대립과 물리적 충돌 논란 속에 사실상 마비됐다. 정회와 중지가 반복되며 국감 본연의 논의가 지연되고 있다. 국회는 오는 회기에서도 파행 재발 방지와 책임 소재에 대한 추가 논의를 이어갈 것으로 전망된다.

신민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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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우영#박정훈#국회과방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