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건용 마스크 성능평가 강화”…식약처, 시험 기준 대폭 개정
보건용 마스크의 성능 평가 기준이 한층 까다로워질 전망이다. 식품의약품안전처가 최근 '의약외품 품목 허가·신고·심사 규정' 개정안을 행정 예고하며 내달 1일까지 공식 의견 수렴에 돌입했다. 이번 개정안은 마스크의 분진포집효율시험 기준 보강, 동물대체시험 자료 제출 허용 등 과학적 안전성과 글로벌 트렌드를 모두 반영한 점이 특징으로 꼽힌다. 업계는 식약처의 안이 시행될 경우 마스크 품질 검증 강화와 함께 국내 의약외품 산업의 신뢰도를 끌어올릴 분기점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
우선 식약처는 보건용 마스크(KF80)의 호흡기 보호 성능을 평가하는 기준에 기존의 '염화나트륨 시험'(고체 입자 차단)뿐 아니라 '파라핀오일 시험'(액체 입자 차단)을 새롭게 도입한다. 이는 필터 소재가 미세먼지, 바이러스 등 다양한 입자 유형을 얼마나 효율적으로 차단하는지 객관적으로 검증하기 위한 조치다. 특히 파라핀오일 시험은 액체 형태로 된 초미세 입자까지 걸러내는지 평가해, 기존보다 여러 환경에서의 실제 성능을 면밀히 가늠할 수 있게 한다는 점에서 업계 주목을 받고 있다.

더불어 동물 복지와 윤리 추세에 발맞춰, 의약외품 품목 허가 시 독성 및 약리작용 관련 비임상시험 자료로 비동물 또는 인체 유래 생물학적 시험 자료 제출이 가능해진다. 식약처는 국제적으로 동물 실험을 줄이려는 흐름을 반영, 비임상 자료 제출 근거를 넓혀 국내 산업의 글로벌 경쟁력을 뒷받침하겠다는 입장이다. 이 과정에서 비동물 시험법의 과학적 타당성 확보가 관건이 될 것으로 보인다.
글로벌 시장에서도 마스크·의약외품의 테스트 기준과 동물대체시험 도입 등 첨단 규제 개혁이 속도를 내는 상황이다. 미국, 유럽 등 주요국은 자국 시장 보호와 대외 신뢰 제고를 위해 인증 과정을 엄격히 하면서도, 동시에 동물 복지와 지속가능성 확보에 주력하고 있다. 이번 식약처 개정은 국제 규제 조화에 한 걸음 다가섰다는 평가가 나온다.
규제 변화가 현장에 안착되기 위해서는 업계의 신속한 대응과 시험법 개량, 행정 안내가 병행돼야 한다. 식약처는 "마스크 안전관리가 한층 높아질 뿐 아니라 의약외품 산업 판로 확대에도 도움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전문가들은 향후 실제 허가 신청 사례에서 동물대체시험 자료 인정이 늘어날지 여부와, 강화된 성능 기준 충족 사례가 증가할지에 주목하고 있다.
산업계는 결국 이번 시험 기준 변화가 국민 안전은 물론, 해외 수출·인증 경쟁력과 직결될 수 있다고 평가하고 있다. 기술과 윤리, 산업과 제도 간 균형이 새로운 성장의 조건이 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