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드샷 충격”…에르난데스, 박건우 머리 맞히고 퇴장→잠실 마운드 흔들
마운드에 흐르던 침묵이 그라운드를 무겁게 감쌌다. LG 트윈스의 선발 에르난데스가 던진 강속구가 NC 다이노스 박건우의 머리를 강타하는 순간, 야구장은 긴장으로 얼어붙었다. 한순간에 들이닥친 충격에 관중석의 시선은 경기장을 떠나지 못했고, 올 시즌 6번째 헤드샷 퇴장이라는 기록이 다시 한 번 적혔다.
17일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펼쳐진 2024 KBO리그 LG 트윈스와 NC 다이노스의 맞대결은 초반부터 뜻밖의 변수에 흔들렸다. 경기 2회초 무사 1, 2루, 에르난데스는 박건우를 상대하다 머리 쪽으로 빠진 공을 내보냈다. 공은 헬멧을 정통으로 스쳤고, 심판진은 주저하지 않고 에르난데스에게 퇴장을 명령했다. LG 마운드는 곧바로 김영우를 등판시켜 급히 상황을 수습해야 했다. NC 또한 부상을 우려해 박건우 대신 한석현을 대주자로 투입하며 전열을 정비했다.

이 퇴장으로 경기 흐름은 완전히 바뀌었다. 에르난데스는 불과 1이닝만 던진 채, 1피안타와 1사구, 1실점을 남기고 일찍 마운드를 내려왔다. 김영우가 구원 등판해 추가 위기를 막으려 했으나, NC가 2회초 1점을 추가하며 에르난데스의 자책점이 기록에 남았다. 이날 에르난데스의 헤드샷 퇴장은 올 시즌 들어 6번째로, 연이어 터지는 선수 머리 부상 사고에 대한 우려가 다시 부상했다.
KBO리그 전체 퇴장 기록은 이날로 7건이 됐다. 롯데 자이언츠 김민성이 5월 17일 비디오 판독 판정에 항의하다 퇴장당한 것이 유일한 비헤드샷 사례다. 나머지 퇴장은 모두 위험구, 특히 머리를 겨냥한 공에서 비롯됐다.
사고 이후 LG 불펜진은 흔들린 분위기를 되돌리기 위해 분투했다. 긴장의 여운은 잠실구장 치어리더석과 관중석에도 오래 남았다. 한 LG 팬은 “헤드샷은 언제나 선수들은 물론 팬들도 불안을 느끼게 한다”며 머리 부상 위험에 대한 경계심을 드러냈다.
경기 이후 LG 트윈스는 예정된 잔여 경기 일정을 앞두고 불가피하게 선발진 운영에 변화를 꾀해야 했다. NC 다이노스 역시 주축 타자 박건우의 몸 상태와 후유증에 촉각을 곤두세웠다. 두 팀의 순위 싸움에도 미묘한 그림자가 드리워지며, 부상의 또 다른 파장이 이어질 전망이다.
짙은 여름의 한복판, 부상과 긴장이 교차한 잠실야구장은 선수의 안전에 대한 묵직한 질문을 남겼다. 끝내 웃지 못한 이날의 표정은 잔여 시즌 내내 선수들 마음에 짙은 그림자를 드리울 것으로 보인다. KBO리그의 더 깊은 고민이 필요한 밤이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