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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관세 인상 가능성”…한국 車업계, 대미 수출 위기→협상 해법 시험대

한채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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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수입 자동차에 대한 추가 관세 인상 가능성을 거론하며, 한국 자동차 산업을 포함한 글로벌 완성차 업계에 깊은 우려의 그림자가 드리워졌다. 최근 들어 새 정부의 대미 관세 협상이 본격적으로 전개되는 가운데, 트럼프 대통령의 돌출성 발언은 한국 통상 당국과 자동차 업계에 극도의 불확실성이라는 파고를 안기고 있다. 미국 현지 시장에서 관세 변수는 수출 경쟁력의 핵심 변수로 평가받는 만큼, 대응 전략과 혁신적 변화를 요구하는 시계제로 국면이 도래했다.

 

한국은 미국향 자동차 수출에서 여전히 중추적인 위치를 점하고 있다. 2024년 기준 미국 자동차 수출액은 347억4천400만달러에 달하며, 자동차는 대미 수출의 최대 품목으로 자리 잡고 있다. 그러나 지난 4월 도입된 25% 관세로 인해 이미 수출은 급격히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 5월의 대미 자동차 수출이 작년 동기 대비 30% 넘게 급감했고, 일부 업계에서는 관세 추가 인상 시 수출 자체가 의미를 잃을 수 있다는 위기론마저 제기되고 있다. 특히 미국 내 소비를 견인해온 현대차, 기아, 한국GM 등 주요 브랜드가 가격 경쟁력 저하와 현지 재고 부담에 직면한 상황에서, 추가로 예고된 관세 인상은 더욱 치명타가 될 가능성이 높다.

트럼프 관세 인상 가능성…한국 車업계, 대미 수출 위기→협상 해법 시험대
트럼프 관세 인상 가능성…한국 車업계, 대미 수출 위기→협상 해법 시험대

업계의 위기감은 트럼프 대통령의 과거 철강 및 알루미늄 관세 인상 선례에서 비롯된 불신에서 기인한다. 실제로 현대자동차그룹은 2028년까지 210억달러에 이르는 공격적인 미국 현지 투자 계획을 내놓았으나, 단기간 내 생산기반 구축 및 원자재 조달 체계 혁신에는 시간이 요구된다. 한국GM 역시 미국 내 GM 본사의 투자 증가 기조와 맞물려 철수설이 더욱 힘을 얻는 분위기다. 추가적인 현지 투자에 나서기에는 가격 경쟁력 약화와 시장 전망 불투명성이 중첩돼 쉽지 않은 국면이다.

 

한국 정부 역시 통상 협상력의 시험대에 올랐다. 이재명 정부는 여한구 신임 통상교섭본부장을 선임하고, 미국과의 관세 협상 대응 체계를 강화하기 시작했다. 관세 협상에 촉각을 곤두세운 여 본부장은 “불확실성이 뉴노멀인 국제통상 질서 속에서 미국과의 협상을 신속히 추진하겠다”고 밝혔으며, 범부처 태스크포스를 확대하는 등 기민한 대응 태세를 마련했다. 시장 전문가들은 미국 내 보호무역주의 심화, 전기차·배터리 원자재 이슈와 맞물린 전략이 중요하다고 진단했다. 관세 인상이 현실화될 경우, 세계 자동차 산업은 다시 한 번 생산 및 공급망 재편이라는 거센 흐름에 직면할 것으로 전망된다.

 

한국 자동차 산업은 글로벌 보호무역주의 강화라는 파고 앞에서 생산 기지 다변화, 현지화 전략, 그리고 정부-기업의 유기적 협업이 절실해졌다. 미국 시장의 변화는 숙명적으로 대규모 투자와 장기 전략의 재정립을 요구한다는 점에서, 이번 관세 이슈의 향배에 업계 전체가 예의주시하고 있다.

한채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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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현대차#관세인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