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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폭염과 소나기 번갈아”…정읍의 변덕스러운 8월, 야외보다 실내가 익숙해진 풍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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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폭염과 소나기 번갈아”…정읍의 변덕스러운 8월, 야외보다 실내가 익숙해진 풍경

강다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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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정읍에서 날씨를 걱정하는 사람이 부쩍 늘었다. 예전엔 늦여름이면 잠깐 지나가는 더위라 생각했지만, 지금은 숨이 턱 막힐 듯한 폭염과 쏟아지는 소나기가 번갈아 일상의 리듬을 바꾸고 있다.

 

8월 12일부터 이어질 10일간 정읍의 날씨 전망만 봐도 변화가 느껴진다. 첫날에는 강한 비가 내리다가, 곧장 다음 날에는 최고기온이 32도로 오르고 그 뒤엔 본격적인 더위가 찾아온다. 14일과 15일엔 최고 34도, 16일에는 35도까지 치솟는다. 폭염이 극에 달하는 주말과 그 전후로는 습도도 낮아져 푹푹 찌는 열기가 오래 남는다.

출처: 아큐웨더
출처: 아큐웨더

이런 변화는 숫자로도 확인된다. 최근 기상청의 분석에 따르면, 올해 8월 정읍의 일평균 최고기온은 평년보다 2~3도가량 더 높은 수준을 기록 중이다. 2주차 후반부터는 열대야도 발생할 가능성이 커져, 쉬는 시간마저 편안하지 않은 날들이 계속될 전망이다.

 

동네 주민들은 벌써부터 “낮엔 외출을 꺼린다”, “소나기 지나가길 기다렸다 늦게 장을 본다”고 고백한다. 특히 16일 무렵에는 대부분 카페나 대형마트, 도서관 등 냉방이 잘 되는 곳에서 시간을 보내는 모습이 더 자주 포착된다. SNS에도 “에어컨 아래서 책 읽는 오후가 최고의 여름 휴가”, “소나기 올 때마다 베란다 창문 닫기 바쁘다”는 사연이 쏟아진다.

 

지역 기상 전문가는 “이 시기 정읍처럼 내륙 도시는 낮과 밤의 온도 차가 크게 벌어지기 쉽다. 갑작스러운 소나기와 폭염이 번갈아 나타나는 만큼, 야외 활동 전엔 꼭 최신 예보를 확인하라”고 조언했다.

 

댓글 반응도 흥미롭다. “폭염에 더는 나갈 용기가 안 난다”, “여름이면 당연하던 세탁, 청소도 동이 트고 해지기 전에 끝낸다”처럼 일상의 리듬마저 바꿨다는 목소리가 이어진다. “예년보다 두려워진 더위”, “조용한 실내에서 소나기 소리 듣는 게 요즘 작은 낙”이라고 공감하는 이도 있다.

 

사소해 보이지만, 지금 이 변화는 누구나 겪고 있는 ‘나의 이야기’일지도 모른다. 날씨는 잠깐 변하는 풍경일 뿐 아니라, 우리가 살아가는 하루의 배경이다. 무심코 지나치던 오후의 소나기와 뜨거운 햇볕에 맞춰 생활 패턴이 달라지고 있다. 작고 사소한 선택이지만, 우리 삶의 방향은 그 안에서 조금씩 바뀌고 있다.

강다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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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읍#폭염#소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