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돌발행보에 국민의힘 내홍 심화”…김근식, 재구속 주장→대선 앞둔 파열음
서울의 무거운 공기가 가라앉은 밤, 윤석열 전 대통령의 조용한 발걸음이 새로운 갈등을 부르고 있다. 부정선거론을 전면에 내세운 다큐멘터리 영화 관람이 알려지자, 국민의힘 내부에서는 묵직한 동요와 함께 강도 높은 비판이 연달아 터져 나왔다. 대선을 앞둔 예민한 순간, 그의 행보는 정치의 지형마저 흔드는 파장을 예고하고 있다.
윤석열 전 대통령은 5월 21일 서울 동대문 메가박스에서 다큐멘터리 ‘부정선거, 신의 작품인가’를 관람했다. 국민의힘은 “탈당한 자연인의 개인 일정”이라며 거리를 두려 했지만, 실제로는 당내 곳곳에서 불안감과 우려가 잇따랐다. 다가오는 대선 정국에서 또다시 부정선거 프레임이 부상하는 것에 당 지도부는 날선 불쾌감을 숨기지 않았다.

김용태 비상대책위원장은 “계엄 사태에 대한 자중과 반성이 필요한 시점”이라며 윤 전 대통령과의 확실한 선긋기에 나섰고, 신동욱 수석대변인 역시 공식 입장을 자제하는 태도를 보였다. 김문수 대선 후보는 선거관리위원회의 적극 해명을 당부하며 원론에 머물렀으나, 그 이면에는 깊은 걱정이 깃들어 있었다. 하지만 김근식 송파병 당협위원장은 “제발 윤석열, 다시 구속해주세요”라고 직설적으로 토로했고, 조경태 의원도 “이재명 제1호 선거운동원을 자청하는 건가”라며 김근식 위원장 못지않게 따가운 메시지를 보탰다.
더불어 한동훈 전 대표는 ‘윤 어게인, 자통당, 우공당, 그리고 부정선거 음모론자들과의 동행은 자멸의 지름길’이라는 내용의 SNS 비판글을 올리며 내부 갈등의 심화 조짐을 드러냈다. 그는 당의 정체성을 위해서라도 부정선거론과 명확한 선을 그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런 분위기는 익명의 재선 의원 발언에서도 재확인됐다. 당내 소통창구인 메신저에서도 “선거에 해악이 될 수 있다”, “윤 전 대통령이 자중해야 한다”는 우려와 불만이 이어졌다. 김문수 후보 측 관계자들 또한 “왜 지금 그런 영화를 봤는지 모르겠다. 악재 그 자체”라며 갈등의 불씨가 쉽게 가라앉지 않을 것임을 시사했다.
윤석열 전 대통령의 이번 영화 관람은 탈당 이후에도 국민의힘과의 완전한 거리두기가 실현되지 않았음을 드러내는 장면이었다. 대선을 목전에 두고 있는 국민의힘은 윤 전 대통령의 돌발 행보가 민심과 표심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당내에서는 그의 영향력과 정당의 미래를 가르는 ‘완전 절연’ 요구가 점점 거세지는 가운데, 국민의힘은 점점 더 선명한 선택의 기로에 서게 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