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79.9원 환율 급등”…코스피 2,950선 복귀, 중동 위기·FOMC 앞 불확실성 커져
굴곡 많은 금융시장에 다시 한 번 파란 물결이 일렁이고 있다. 6월 18일 아침, 코스피는 2,950선 위로 고개를 들며 불안정한 오름세를 연출했다. 마치 바람결에 흔들리는 갈대처럼, 주가지수는 장 초반 하락을 딛고 소폭 상승으로 방향을 돌렸다. 시간은 오전 9시 29분, 코스피 지수는 전일보다 8.03포인트 오른 2,958.33에 자리했다.
그러나 평온함은 오래가지 못했다. 동트기 전부터 감지되던 중동 지역의 지정학적 긴장감이 한낮의 햇살처럼 점점 짙어졌고, 원/달러 환율은 전일보다 17.2원이나 치솟아 1,379.9원을 찍으며 신경을 곤두서게 했다. 원화 약세 속 외국인과 기관 투자자는 1,113억 원에 이르는 매도세를 보였다. 그 뒤를 채우는 것은 오롯이 개인투자자들의 힘, 1,076억 원 규모의 순매수였다. 코스피200선물시장에서는 이와 달리 외국인이 463억 원을 사들이는 기류를 만들어냈다.

깊은 밤을 지나던 뉴욕증시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이란을 겨냥한 군사 대응을 언급한 후 지정학적 리스크에 휩싸였고, 미국 5월 소매 판매지표 부진에 3대 주요 지수가 모두 하락했다. 기억될 만한 장면은 ‘테슬라’와 ‘엔비디아’의 하락세였다. 이런 바람은 이른 오전 국내 투자자들의 심리에도 작은 균열을 내며, 시장을 조심스레 견제하게 만들었다.
국내 시장은 이달 들어 9%나 치솟았던 코스피의 단기 피로감, 그리고 19일로 다가온 미국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를 앞둔 경계감이 뒤엉키며 얕은 안개 속을 걷는듯한 장세로 전개됐다. 이 불확실성의 한가운데, 시장의 거인 ‘삼성전자’는 1.20% 올랐고, ‘SK하이닉스’ 역시 0.80% 상승했다. ‘NAVER’, ‘한화오션’, ‘HD한국조선해양’ 등도 오름세를 보이며 기계와 반도체주가 안정감을 제공했다. 그러나 ‘삼성바이오로직스’, ‘LG에너지솔루션’, ‘현대차’, ‘기아’, ‘KB금융’, ‘신한지주’ 등은 각각 약세 흐름에 놓였다.
업종별로도 반도체와 IT 대형주, 조선, 증권, 오락문화, 전기가스 등이 상승을 주도했다. 반면 자동차, 금융, 보험, 유통, 제약 업종은 하락했다. 장을 가르던 힘이 조금씩 엇갈렸다.
코스닥지수 역시 변동성의 결을 고스란히 드러냈다. 지수는 780.22로 0.59% 상승하며 약보합으로 출발한 내림길을 지우고 우상향 곡선을 그렸다. 코스닥에서는 개인과 기관이 매수세를 모았지만, 외국인은 여전히 매도세가 강했다. 이차전지주 ‘에코프로비엠’과 ‘에코프로’, 그리고 ‘알테오젠’, ‘파마리서치’, ‘휴젤’은 강세를 보였으나, ‘HLB’, ‘펩트론’, ‘삼천당제약’, ‘에이비엘바이오’ 등 일부 바이오주는 무거운 발걸음을 이어갔다.
김지원 KB증권 연구원은 “중동 사태에 대한 트럼프 대통령의 적극적 발언이 투자심리를 다시 굳게 만들었다. 단기 급등에 따른 피로감까지 겹치며 매물 소화가 진행 중이고, 중동발 추가 뉴스에 따라 지수 변동성이 더 커질 수 있다”고 설명했다.
투자자들은 단단해진 환율, 피로감이 쌓인 지수의 출렁임, 그리고 중동과 미국에서 전해올 소식에 귀를 기울이며 한 치 앞을 내다본다. 불확실성의 파도가 묵직한 울림을 주는 이 시간, 시장은 다시 한 번 인내와 신중을 요구한다. 다음 날 발표될 미국 FOMC 결과와 중동발 주요 변수가 금융 시장의 미래에 어떤 문을 열어줄 것인지, 사람들은 시선의 초점을 더욱 가늘게 세우고 있다.
투자자와 기업, 그리고 가계 모두 변화의 바람이 머무는 이 순간, 방심하지 않는 준비가 절실하다. 앞으로 다가올 일정과 흐름을 예민하게 관찰해야 할 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