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기상 3점슛 쇼”…이현중·양준석까지 폭발→레바논 제압 8강 진출전 성큼
사우디아라비아 제다의 체육관이 환호성으로 가득 찼다. 경기 종료를 향해 내달리던 순간, 유기상이 먼 거리 3점슛을 연이어 터뜨리자 벤치와 관중석 모두 뜨거운 박수로 화답했다. 낙담했던 표정마저 들뜨게 만든 기록은, 번번이 위기에 놓였던 남자농구 대표팀에 짜릿한 생명력을 불어넣는 한 방이었다.
안준호 감독이 이끄는 한국 남자농구 대표팀은 11일 열린 2025 FIBA 아시아컵 조별리그 A조 3차전에서 레바논을 97-86으로 꺾고 8강 진출전을 예약했다. FIBA 랭킹 53위 한국은 조별리그 첫 경기에서 호주에 61-97로 한 차례 무릎을 꿇었으나, 이내 카타르전 승리와 이날 승리를 거두며 2승 1패 성적으로 조 2위를 확정했다.

가장 돋보였던 건 단연 3점슛이다. 이날 한국은 38개의 3점슛을 던져 22개를 꽂아 넣었다. 특히 유기상은 한 경기에서 3점포 8방을 성공시켜 28점 3스틸을 올렸고, 이현중도 3점슛 7개 포함 28점 6리바운드 5어시스트로 레바논 수비를 흔들었다. 양준석은 득점뿐만 아니라 8개의 어시스트로 공격 진영을 이끌었다.
선수단은 주장 여준석과 이정현이 부상 여파로 결장하는 악재를 맞았지만, 양준석, 문정현, 김종규 등이 주전 라인업을 완성하며 전반 내내 주도권을 쥐었다. 1쿼터 시작부터 한국은 외곽에서 7개의 3점슛이 연달아 터지며 상대의 기를 제압했다. 이현중과 유기상이 주도한 공격은 쿼터마다 상승세를 이어갔다.
후반 들어 레바논의 반격도 만만치 않았다. 그러나 4쿼터 중반 이현중이 결정적인 3점포로 흐름을 끊었고, 정성우의 득점이 이어지며 점수 차를 벌렸다. 그 결과 최종 스코어는 97-86, 한국이 확실한 외곽 화력으로 경기 내내 우위를 지켜냈다.
한국은 이번 승리로 조 2위에 오르며 8강 진출전에서 B조 3위 괌과 맞붙게 됐다. 레바논은 1승 2패로 조별리그를 마무리했다. 16개국이 경쟁 중인 아시아컵에서 각조 2·3위는 8강행 티켓을 두고 추가 경기를 치른다.
뜨거웠던 3점슛의 밤은 부상 공백과 육체적 한계를 이겨낸 투혼을 남겼다. 코트 위에서 포효한 선수들의 땀과 승리를 갈망하는 팬들의 박수가 뒤섞여 어느덧 8강의 문 앞까지 다가섰다. 한국 남자농구 대표팀의 8강 진출전은 12일 다시 한 번 사우디아라비아 제다에서 펼쳐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