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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이닝 11K쾌투”…와이스, 한화 2위 싸움→롯데 제압 견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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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이닝 11K쾌투”…와이스, 한화 2위 싸움→롯데 제압 견인

허예린 기자
입력

밤공기가 점점 부드러워진 대전 한화생명볼파크, 그라운드는 점점 더 뜨거워졌다. 한화 유니폼을 입은 관중들은 경기 막바지까지 '와이스'라는 이름을 조심스럽게 속삭였다. 무심한 듯 출발한 마운드 아래, 라이언 와이스가 내뿜는 강렬한 존재감이 경기장 전체를 뒤덮었다.

 

2025 신한 SOL 뱅크 KBO리그 5월 23일 경기에서 한화 이글스는 롯데 자이언츠를 상대로 4-2 짜릿한 역전승을 거두며, 라이벌과의 치열한 2위 싸움에 웃었다. 홈팬들 앞에서 선보인 이날 경기는 한화의 시즌 30승(20패)째 순간이었다. 롯데(29승 20패 3무)를 0.5경기 차로 따돌리며, 다시 단독 2위로 올라서는 힘찬 노래였다.

“8이닝 11K쾌투”…와이스, 한화 2위 싸움→롯데 제압 견인 / 연합뉴스
“8이닝 11K쾌투”…와이스, 한화 2위 싸움→롯데 제압 견인 / 연합뉴스

한화와 롯데는 각각 리그 평균자책점 1위(3.24)와 타율 1위(0.291) 팀다운 투·타 대결을 벌였다. 그 중심에는 한화 선발 와이스가 있었다. 그는 2회 유강남에게 홈런을 허용한 뒤부터 8회까지 단 한 점도 내주지 않고 롯데 공격을 단단히 묶었다. 8이닝 4피안타(1피홈런) 11탈삼진 2실점이라는 인상적인 기록을 남겼고, 9회 4-1 리드 상황에서 마지막 공을 김서현에게 넘겼다. 김서현은 1점만 허용하며 시즌 15세이브를 추가, 팀 승리를 지켰다.

 

공격에서는 하주석의 동점 적시타가 흐름을 바꿨다. 5회 1사 만루에서 하주석이 친 타구가 팀을 구해냈고, 곧이어 최인호가 밀어내기 볼넷으로 역전의 발판을 마련했다. 6회 노시환의 득점과 7회 대주자 이원석의 추가 득점까지, 한화의 응집력이 연달아 빛났다.

 

9회 초 롯데는 2사 만루에서 전민재의 적시타로 추격에 나섰으나, 대타 고승민이 삼진으로 돌아서면서 흐름은 더 이상 돌지 않았다. 경기 내내 절묘한 긴장감이 전개됐고, 그 끝엔 한화의 환희가 있었다.

 

한화생명볼파크에는 이날도 23번째, 19경기 연속 매진이 이어지며 관중의 울림이 점점 더 두터워졌다. 팬들은 결과에 앞서 과정 그 자체에서 위로와 희망을 나누었다.

 

동시에 펼쳐진 인천 경기에서는 LG 트윈스가 SSG 랜더스를 3-2로 누르고 선두를 지켰다. 손주영이 7이닝 11탈삼진 역투로 시즌 5승을 신고했고, 8회 오스틴 딘의 솔로 홈런이 결정적 한 방이 됐다. LG는 통산 2700승, 염경엽 감독이 역대 12번째 600승을 달성하는 의미까지 지녔다.

 

고척돔에서는 키움 히어로즈가 14연패에서 좀처럼 빠져나오지 못했다. 김윤하가 5⅔이닝 5실점으로 강한 흐름을 내주었고, KT가 6회에만 6득점하며 흐름을 반전시켰다.

 

대구에선 KIA 타이거즈 김도영이 5호 홈런을 결승포로 만들며 팀을 7-6 승리로 이끌었다. 그 결과, KIA는 승률 5할(24승 24패)에 복귀했다.

 

잠실에서는 두산과 NC의 경기가 세 시간 넘게 난타전 끝에 9회 강우 콜드로 무승부, 중위권 4팀이 모두 24승 24패 공동 4위를 이루는 쫄깃한 순위를 남겼다. 경기 중 양팀의 벤치클리어링 상황까지 있었으나, 무거운 시선 아래 조용히 마무리됐다.

 

진흙탕 접전과 응집의 시간 끝에 한화는 단독 2위 자리를 잡았다. 롯데 역시 3위 굳히기에 나서고 있지만, 순위 경쟁의 촘촘함은 아직 변수로 남아 있다. 매진된 구장, 다시 뛰는 선수들, 열띤 팬심 사이로 야구는 조용한 위안과 함께 작은 희망을 새긴다.  

 

KBO리그 각 구단의 숨 가쁜 진심은 야구라는 이름으로 오늘 밤도 이어진다. 승패와 기록 위로 스며든 응원과 기다림의 풍경은 2025년 5월 24일 이어질 새로운 경기를 통해 다시금 팬들과 만난다.

허예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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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와이스#한화이글스#롯데자이언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