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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학제 협진 기반 고위험 뇌농양 수술”…보라매병원, 희귀복합질환 생존 사례 발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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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학제 협진 기반 고위험 뇌농양 수술”…보라매병원, 희귀복합질환 생존 사례 발표

강민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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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학제 협진 기반의 정밀 수술과 치료가 중증 희귀질환 동반 환자의 생존률을 높이고 있다. 서울대학교병원운영 서울특별시보라매병원은 고위험 환자에게 7개 진료과 협업을 통한 맞춤형 의료를 적용해, 치료 난이도가 극한으로 알려진 뇌농양 환자의 생명을 살렸다고 11일 밝혔다. 생명을 위협하는 갑작스런 신경학적 증상으로 응급실에 내원한 45세 남성 환자는 뇌농양과 선천성 아이젠멘거 증후군 등 두 가지 중증 진단을 받아, 기존 치료 프로토콜만으로는 치료가 어렵다는 평가를 받았다. 바이오 의료계는 이번 수술이 희귀질환 다학제 치료의 새로운 전환점이 될 것이라 보고 있다.

 

보라매병원 진료팀은 신경외과, 중환자진료부, 순환기내과, 마취통증의학과, 흉부외과, 감염내과, 신경과 등 7개 과가 참여하는 다학제 진료팀을 구성해 환자의 마취법, 수술 접근, 각종 응급상황 시나리오별 대처법을 수일간 논의했다. 아이젠멘거 증후군은 심실중격결손 등으로 인한 청색증(혈액 내 산소 부족)과 폐동맥 고혈압이 동반되는 선천성 희귀질환으로, 무리한 마취와 수술 시 혈압·산소포화도 급변 등 생명 위험이 크다. 환자는 MRI 촬영 중 경련과 의식저하까지 겪으며 중환자실로 직행하는 중증 상황이었다.

기술적으로는 마취통증의학과에서 ‘감시하 마취 관리’(Monitored Anesthesia Care, MAC) 방식으로 실시간 상태를 모니터링하며 마취를 세밀하게 조절했고, 신경외과는 뇌농양 배액 수술을 신속하게 시행했다. ECMO(체외막산소공급) 등 첨단 생명유지 장치를 응급대기시키는 등 위험도에 대비한 다층적 전략이 동원됐다. 수술 후에는 감염내과와 신경과가 연계해 항생제와 항경련제 치료로 회복을 도왔다. 기존 개별 진료 방식 대비, 협진 구조는 고위험 환자의 생존 확률을 크게 끌어올릴 수 있음이 확인됐다.

 

국내 희귀·복합질환 치료 현장에서는 환자 맞춤형 다학제 진료와 응급대응 프로토콜 도입이 늘고 있으나, 유럽·미국 등 주요국 대비 의료 협진 체계의 표준화는 더딘 편으로 평가된다. 미국 메이요클리닉, 영국 GOSH 등에서는 중증 소아·성인 환자 치료 시 전방위 협진 시스템이 이미 의료 산업의 한 축으로 자리잡았다. 국내에서도 코로나19 이후 디지털 플랫폼을 활용한 다학제 협력 네트워크 구축 필요성이 부상하고 있다.

 

패러다임 변화에 따라, 이종질환 동반 중증환자의 치료를 위한 응급대응 시뮬레이션 시스템, 데이터 기반 환자 프로파일링 등 IT·바이오 융합기술 적용 논의도 진행 중이다. 의료계는 희귀 중증질환 치료에서 협진 구조의 제도화, 플랫폼화 여부가 향후 시장 생태계를 좌우할 것으로 보고 있다.

 

산업전문가들은 “다학제 협진 기반의 정밀 의료는 희귀·중증환자 치료 패러다임을 변화시키고 있다”며 “국내 의료현장에 표준화된 협력 시스템과 디지털 연계 플랫폼이 도입될 경우, 생존률 개선과 산업시장 확대 모두 기대해볼 수 있다”고 분석했다. 산업계는 이번 협진 수술 성공 사례가 실제 시장 모델로 안착할 수 있을지 주시하고 있다.

강민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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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라매병원#다학제협진#뇌농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