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적 60분, 일터의 눈물”…이송범·하신아, 과로의 끝자락→벼랑 끝 사회에 묻는다
도시에 내리쬐는 여름 햇살은 무심하게 타오르지만, 이송범의 한걸음 한걸음에는 숨겨진 절박함이 묻어났다. ‘추적 60분’은 택배기사 이송범, 청년 노동자 이동주, 그리고 웹툰노동조합 하신아 위원장의 삶을 통해 멈출 수 없는 노동의 현실을 밀도 있게 비춘다. 각자의 자리에서 흘리는 땀방울 너머로, 프로그램은 사회 구조에 놓인 질문을 정면으로 던진다.
택배 물량은 쏟아지고 배송 시간은 짧아진다. 구슬땀을 쏟는 이송범은 마감 시간을 앞두고 계단을 오르내리며 하루를 살아간다. 현장의 기사들은 “어제 쿠팡보다 나은 쿠팡은 없다”는 씁쓸한 농담을 주고받는다. 이는 불리한 계약, 불안한 재계약, 끝나지 않는 경쟁이 이어지는 구조적 한계를 단적으로 보여준다.

생계를 위해 여러 직업을 오가는 청년 이동주도 있다. 공장 근무를 마친 뒤 곧장 편의점에서 16시간을 더 일하고, 세 번째 일자리까지 고민하며 밤과 낮을 넘나든다. 그 삶에는 언제나 멈춤 대신 내몰림이 우선이었다. 이동주의 목소리는 사회적 안정망의 부족과 현실의 불안정성을 그대로 드러낸다.
하신아 웹툰노동조합 위원장 역시 하루 80시간에 달하는 고된 노동과 맞선다. 세 작품을 동시에 맡으며 사랑하는 일이지만, 대가 없는 반복된 과로가 어느새 정신적 건강까지 위협했음을 토로한다. 일은 곧 시스템의 산물이었고, 그 안에서 감정은 때론 무력해진다.
반면, 이민정과 장향미처럼 가족을 과로로 떠나보낸 이들의 이야기는 깊은 슬픔을 남긴다. 극한의 사신 끝에 남겨진 가족들은 사회적 책임에 대해 긴 싸움을 이어갔다. 심리적 고통과 뇌 구조 변화가 맞닿은 연구는 반복된 과로가 몸과 마음을 갉아먹는다는 사실을 구체적으로 입증한다.
이에 대해 이주희 교수와 프랑스 노동법 학자 알랭 쉬피오는 휴식의 권리, 삶의 존엄 그리고 법과 복지의 적극적 역할을 강조한다. 인공지능 시대 역시 반드시 멈출 수 있는 여유, 택배기사와 노동자가 쉴 수 있는 조건에서 빛날 수 있다는 통찰이 더해진다.
방송은 누구도 비껴갈 수 없는 과로 사회의 단면을 아프게 조명한다. 현장을 살아가는 이송범·이동주·하신아와, 그 곁을 지켰던 가족과 전문가의 이야기는 노동과 일상, 변화의 필요성에 깊은 여운을 남겼다. ‘추적 60분’ ‘과로사회 – 일을 멈추지 못하는 사람들’ 편은 8월 8일 밤 시청자 곁에서 멈추지 않는 물음을 건넬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