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술해도 재발률 40%”…골반장기탈출증, 4050 여성서 급증
여성의 골반저 근육과 인대 약화로 방광, 자궁, 직장 등이 아래로 내려오는 '골반장기탈출증' 환자가 40·50대 여성 사이에서 빠르게 늘고 있다. 기존에는 출산·노화가 주원인으로 여겨졌지만, 최근에는 복근 운동이나 직업적 활동 등 복압을 높이는 습관도 원인으로 지목돼 젊은 연령층까지 발병 위험이 확산되는 양상이다. 환자 수 역시 꾸준히 증가 추세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 통계에 따르면 2020년 2만5031명이던 골반장기탈출증 환자가 2024년에는 2만9415명으로 약 17.5% 늘었는데, 같은 기간 40·50대 여성 환자도 10% 가까이 증가해 산업 내 파급력이 주목된다. 산업계와 의료계는 이러한 변화가 “여성 건강관리 패러다임 전환의 분기점”이 될 것으로 평가하고 있다.
골반장기탈출증은 자각 증상이 뚜렷하지 않아 조기 발견이 어렵지만, 하복부 묵직함, 질압박감, 배뇨 시 잔뇨감, 변비 등 초기 불편으로 시작된다. '자궁이 튀어나올 듯한 느낌' 등이 대표적이다. 문제는 증상이 피로나 일상적 현상으로 오해돼 진료 시기가 늦어진다는 점이다. 시간이 지날수록 증상 악화로 일상생활 제약, 수치심, 우울증 등 삶의 질 저하로까지 이어진다.

골반장기탈출증은 장기 탈출 정도에 따라 1기부터 4기로 분류된다. 외부에서 만져지는 3기 이상이 되면 보행 및 일반생활에 큰 불편이 따른다. 수술적 치료가 필요하지만, 복압 관리가 미흡하면 수년 내 재발 가능성도 높다. 일부 임상연구에서는 수술 후 최대 40%까지 재발이 보고된 바 있다. 이는 기존 치료 방식의 한계를 극복해야 한다는 점에서 의료기술과 환자 교육의 중요성이 커지고 있다는 해석이 나온다.
최근에는 젊은층 발병 원인으로 복근 및 근력 운동 과다, 무거운 물건 반복 들기, 직업적·생활 속 복압 상승 요인이 주목받는다. 이러한 위험 요인을 줄이고, 수술 후 최소 3~6개월간 복부 압력을 높이는 습관을 피하는 것이 재발 예방의 핵심 전략이다. 식이섬유 섭취·수분 섭취로 변비를 막고, 골반저 근육 운동 등도 과학적으로 입증된 관리 방법이다.
해외에서는 개인 맞춤형 운동치료, 장기지지 보조기구 등 다양한 치료접근이 도입되고 있으나, 여전히 근본 해결은 생활습관 교정에 있다는 게 전문가들의 공통된 견해다. 신정호 고려대학교 구로병원 산부인과 교수는 “체중 관리, 복압 높이는 행위 자제, 변비 예방이 필수”라고 조언하면서, 산업계도 디지털 헬스케어 및 조기 진단 기술 확산을 모색 중이다.
제도적으로는 노화·운동량 증가 등 인구·사회 변화에 맞춘 여성건강 정책과 환자 교육 체계 강화가 거론된다. 골반장기탈출증 예방과 재발 방지는 단순 치료를 넘어 여성 삶의 질 전체를 높이는 관점에서 접근해야 할 의료 과제로 인식되고 있다. 산업계는 이번 질환 증가가 실제 시장에 어떤 변화를 가져올지 예의주시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