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점 차 극적 뒤집기”…두산, LG전 연패 탈출→40승 고지 회복
빗방울이 차가운 그라운드를 적신 날, 두산 베어스 벤치에선 숨죽인 기대와 긴장감이 고스란히 공기를 타고 퍼졌다. LG 트윈스에 초반 5점 차까지 끌려간 순간에도, 두산 팬들의 박수는 한순간도 멈추지 않았다. 경기 후반에 접어들수록 선수들의 땀방울과 응원가가 섞여 묵직한 여운을 남겼고, 결국 두산은 응집된 집중력과 집요한 추격으로 9-6, 짜릿한 역전 드라마의 주인공이 됐다.
27일 서울 잠실구장에서 진행된 2025 신한 SOL 뱅크 KBO리그 LG 트윈스와의 맞대결에서 두산 베어스는 9-6 승리를 거두며 2연패와 LG전 3연패 사슬을 동시에 끊었다. 시즌 전적은 40승 4무 52패를 기록해 리그 9위로 40승 고지를 다시 밟았다. 반대로 LG 트윈스는 6연승 행진에 제동이 걸리며 55승 2무 40패로 상승세가 꺾였다.

초반 우세는 LG 트윈스의 몫이었다. 3회초, 박해민의 번트 안타와 신민재의 적시타가 이어졌고, 문보경은 시즌 17호 3점 홈런을 쏘아 올리며 리그 다섯 번째로 전 구단 상대 홈런 기록을 남겼다. 단숨에 5점을 내준 두산 벤치는 흔들렸지만, 쉽게 무너지지 않았다.
두산의 반격은 3회말 시작됐다. 이유찬의 내야 안타, 제이크 케이브의 2타점 2루타가 터지며 점수차를 2점으로 좁혔고, 4회 들어 박준순과 김기연이 연속 안타로 출루했다. 김인태가 1타점 2루타를 쳤고, 박계범의 적시타, 정수빈의 희생플라이가 잇따라 터지면서 순식간에 6-5, 리드를 빼앗았다.
LG 트윈스도 물러서지 않았다. 7회초 최원영이 대주자로 나서 도루와 기민한 주루로 홈을 밟아 6-6 동점을 만들었으나, 이어지는 7회말 두산은 박준순이 유격수 병살타 타구 사이 홈을 밟아 다시 7-6으로 앞서 나갔다.
8회 승부처에서 LG 트윈스는 만루 기회를 잡았으나 천성호, 김성우가 연달아 범타로 물러났다. 두산은 8회말 박계범의 희생플라이와 이유찬의 적시타로 2점을 추가하며 9-6으로 차이를 벌렸고, 남은 이닝을 침착하게 마감했다.
투수 고효준의 존재감도 특별했다. 7회 2사 후 책임진 고효준은 단 한 아웃을 잡고 구원승을 챙겼다. 이날 승리로 고효준은 42세 5개월 19일의 나이에 소속팀 최고령 승리 기록을 경신함과 동시에, KBO리그 역대 두 번째 최고령 승리 투수로 이름을 올렸다. 팀에서는 박철순의 구단 기록까지 새로 썼다.
두산은 이번 승리로 LG 트윈스 상대 징크스까지 털어내며, 리그 후반기 경쟁구도에 다시 활력을 불어넣게 됐다. 팬들은 노래와 박수로 긴 레이스의 희로애락을 함께했고, 벤치에는 오랜만에 여유로운 미소가 번졌다. 두산베어스의 다음 경기는 각 팀의 순위 경쟁과 분위기 반등의 중요한 변곡점으로 다가올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