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 한 번의 반전”…그릴리시, 에버턴 임대 이적→월드컵 향한 재기의 발판
침묵으로 흐르던 순간, 잭 그릴리시는 스탠드에 앉아 조용히 전광판을 응시했다. 맨체스터 시티의 유니폼 아래 감춰진 아쉬움과, 새로운 시작을 향한 결심이 교차하는 표정. 빛을 잃어가던 이름, 이제는 에버턴에서 다시금 환호의 중심에 설 준비가 돼 있다.
프리미어리그 여름 이적 시장의 초점, 그릴리시가 맨시티를 떠나 에버턴 임대 유니폼을 입는다. BBC 등 영국 현지 매체는 11일 에버턴이 그릴리시와의 임대 계약을 성사시키며, 완전 영입 옵션까지 포함시켰다고 전했다. 에버턴은 그릴리시를 5천만파운드, 한화 약 935억원에 영입할 수 있는 권리를 확보했고, 임대 기간 동안 선수는 주급 30만파운드, 약 5억6천만원을 받게 된다.

그릴리시는 2021년 여름 애스턴 빌라에서 프리미어리그 사상 최고 이적료인 1억파운드를 기록하며 맨체스터 시티에 합류했다. 이적 직후 파이널 트로피를 차지하는 등 3시즌 동안 프리미어리그 3회 우승, UEFA 챔피언스리그·FA컵 트로피를 모두 품에 안았다. 맨시티 소속으로 총 150경기 이상을 소화하며 팀의 황금기를 함께 했지만, 최근 들어 입지가 급격히 줄어들었다.
비교적 저조한 2024시즌이 이어졌다. 공식전 32경기 3골 5도움, 리그에선 20경기 1골 1도움에 머물렀다. 선발은 단 7경기. 최전성기 시절의 활약과 비교할 때, 피치 위에서 그릴리시의 그림자는 점점 희미해졌다. 무엇보다 유로 2024 잉글랜드 대표팀 명단에서도 탈락하며, 경기 내외적으로 까다로운 시기를 통과했다.
이적을 택한 그릴리시의 선택에는 경기력 회복과 더불어 대표팀 재진입이라는 분명한 목적이 뚜렷하다. 향후 2026 북중미 월드컵을 겨냥한 장기 프로젝트의 첫 단추이기도 하다. 에버턴에서의 새로운 도전이 그릴리시 커리어의 전환점이 될 수 있을지, 현지 팬들과 축구계 모두 기대와 관심을 아끼지 않고 있다.
다시 시작되는 에버턴 생활, 잠잠했던 골대 뒤에서 터져나올 환호와 박수가 그릴리시의 어깨를 두드릴지, 남은 시즌이 모든 답을 말해줄 예정이다. 선수의 역동과 감정이 교차하는 이 기록은 올 여름 프리미어리그 개막과 함께 자연스럽게 이어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