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께 줄이고 칩은 강력하게”…애플, 아이폰 에어2 출시 2027년으로 연기
애플이 초슬림 스마트폰 ‘아이폰 에어’의 후속작인 ‘아이폰 에어2(가칭)’의 출시 시기를 2027년 3월로 연기한 것으로 전망된다. 업계에서는 최근 아이폰 에어의 판매 부진과 관련해 해당 라인업 단종설이 제기되기도 했으나, 애플이 제품의 성능을 개선해 초슬림 모델 전략을 이어가겠다는 시장 방침에 힘이 실린 분위기다. 전문가들은 이번 출시 연기가 단순한 지연이 아닌, 판매 곡선과 기술 변화에 연동된 전략적 선택으로 본다.
지난 9월 최초로 공개된 아이폰 에어는 두께 5.6㎜로 역대 아이폰 가운데 가장 얇은 디자인을 구현한 점이 특징이었다. 다만 시장에서는 가벼운 외관과 휴대성 강화에도 불구하고, 기능성에 대한 소비자 선호도가 예상보다 높아 초기 판매량이 기대치를 밑돈 것으로 분석됐다. 이로 인해 애플은 아이폰 에어의 부품 주문량을 대폭 줄였으며, 일부 협력업체는 내년 1분기까지 생산량을 80% 이상 삭감할 것으로 알려졌다. 초슬림 스마트폰 시장에서의 실효성이 기대만큼 입증되지 못한 것이다.

반면, 애플 내부에서는 아이폰 에어 개발·유지의 필요성을 여전히 높게 평가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 폴더블 아이폰 등 미래 제품군을 위한 경량화·소형화 기술, 내부 구성 최적화, 배터리 신기술 검증 등에서 아이폰 에어가 ‘파일럿’ 역할을 맡고 있기 때문이다. 실제 아이폰 에어는 두께를 줄이기 위해 카메라 모듈 및 내부 구조를 단순화했고, 이 같은 공정 경험치가 폴더블 신제품 개발에 직접적으로 활용될 것으로 보인다.
차기작 아이폰 에어2에는 대대적 구조 변화보다는 성능 강화가 주력 방향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TSMC 2세대 2나노미터(nm) 공정 기반의 A20 칩이 신규 탑재되면서, 연산 능력 및 배터리 효율이 비약적으로 향상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업계 보고서에 따르면 2nm 칩은 동일 공간 대비 기존 3nm 대비 최대 15% 빠른 연산, 25% 이상의 전력 절감 효과를 목표로 개발되고 있다. 이와 함께 듀얼 렌즈 카메라 적용 가능성이 제기되지만, 제품 포지셔닝과 생산 단가 문제로 인해 1세대와 동일하게 단일 렌즈 체제가 이어질 여지가 높다.
시장에서는 아이폰 에어 계열이 정규 연간 신제품 주기(예: 9월 아이폰 메인 발매와 동시 출시)가 아니라, 애플의 전략적 포트폴리오 조정에 따라 간헐적으로 투입될 가능성이 크다고 본다. 아이폰 에어의 판매량 역시 전체 아이폰 생산량의 6~8% 수준으로, 기존 라인업 중 판매 순위가 다소 낮았던 아이폰16 플러스의 대체 모델 역할에 그친다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글로벌 스마트폰 업계 역시 초슬림폰 수요에 대한 기대와 현실 간 간극을 확인한 상황이다. 주요 경쟁업체들 역시 초경량 기기를 내놓고 있으나, 실제 시장 성장세는 가격·성능 중시 소비자층 확대가 동반돼야만 본격화될 수 있다.
애플은 2027년에는 아이폰 에어2 출시를 포함해, 상위 라인인 아이폰18 프로·맥스와 폴더블 아이폰을 선행한 뒤 6개월 후 보급형 모델(아이폰18, 아이폰18e) 및 에어 모델을 순차적으로 병행해 내놓을 전망이다. 당초 기능성 지적이 제기된 1세대 제품의 한계를 2나노 칩 전환·부품 경량화·배터리 수명 개선 등으로 극복한다면, 초슬림 모델 계열의 시장 반등 계기를 마련할 수 있을 것이란 관측도 있다.
한편 전문가들은 아이폰 에어 라인업이 상업적 성과뿐 아니라, 미래 폴더블폰 기반 하드웨어 혁신 실험장이라는 이중적 의미를 지닌다고 분석한다. “기술 성공과 시장 안착, 두 조건이 함께 충족돼야 초경량 스마트폰 시장의 새 방향성이 제시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산업계는 실제 성능 개선과 본격적인 수요 확대가 이뤄질지 계속 주시하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