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ogo
“손톱이 전통 약재로”…중국, 인체유래 성분 활용 확대 바람
IT/바이오

“손톱이 전통 약재로”…중국, 인체유래 성분 활용 확대 바람

허준호 기자
입력

중국이 인체 유래 성분을 전통 약재에 활용하는 관행이 재조명되고 있다. 최근 중국 여성 일부가 어린 시절부터 손톱을 모아 판매하면서, 손톱이 중의학 전통 약재로 쓰인다는 사실이 국제적으로 주목받고 있다. 산업 전문가들은 불투명한 수급 구조와 위생 이슈에도 불구하고 관련 소재 산업이 새로운 시장으로 성장할 가능성에 주목하는 분위기다.

 

최근 중국 허베이성에 거주하는 한 여성이 자신이 세 살부터 잘라온 손톱을 ㎏당 150위안 선에 판매한다는 소식이 온라인을 통해 확산됐다. 국내외 플랫폼 이용자들은 중국 전통의학에서 손톱이 ‘진퇴(筋蛻)’로 분류돼, 체내 독성물질을 해소하고 상처 회복을 돕는 성분으로 취급된다는 점에서 미미하던 시장이 다시 관심을 받고 있다고 해설했다. 당나라 시기 의서 ‘천금요방’, 명대 본초 서적 ‘본초강목’ 등에도 손톱, 머리카락 등 인체 조직 성분의 약용 사례가 기록돼 있어, 이러한 전통이 일회성 화제가 아닌 산업적 맥락임이 부각된다.

1960년대까지도 중국 일부 병원에서 손톱 기반의 처방이 남아 있었으나, 소재 확보의 어려움과 대체재 개발로 활용 빈도는 축소됐다. 실제 성인 손톱이 1년간 자라는 양이 평균 100g 내외에 불과해, 대량 공급이 쉽지 않다는 한계가 있다고 전문가들은 평가한다. 그러나 최근 들어 2018년 특허약 ‘후옌완’ 등 일부 의약품이 인체 손톱 성분을 첨가 원료로 사용하면서, 다시 관련 수요가 형성되고 있다. 특히 후옌완은 목의 염증 치료에 쓰이며, 고서의 중의학 처방법을 현대화해 재조명받는 대표 사례로 꼽힌다.

 

현지에서는 인체 유래 소재의 안정성과 이력 관리 체계가 주요 현안으로 부상했다. 일부 온라인 이용자들은 손톱의 위생, 출처 문제와 더불어 발톱 등 다른 부위 대체 가능성을 두고 의혹을 제기하는 분위기다. 이에 대해 중국 청두중의약대 등은 학교·마을 단위로 손톱을 수집해 세척, 살균, 열처리 등 위생 공정을 거친 후 분말화해 의약품 원료로 공급한다고 설명했다.

 

전문가들은 이밖에 머리카락, 치아, 비듬까지 본초강목 등 역사서에 등재된 인체 소재 대부분이 현재까지 전통 제형에 일부분 사용되고 있음을 소개하며, 전통 의약 시장문화를 둘러싼 소재 규범과 위생 기준이 다시 논의될 수 있다고 전망했다. 현재 의료 소재의 윤리성·추적성 확보 등 선진국형 관리 체계 마련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이런 움직임은 글로벌 차원의 인체 유래 바이오 소재 시장 확대와 맞물려, 규제와 산업 진흥의 균형 필요성을 시사한다. “전통의학 분야 인체 소재 활용은 산업·윤리·위생의 접점에 있다”며, “장기적으론 추적형 이력관리, 국제적 위생·인증 기준 등이 시장 성장의 핵심이 될 것”이라는 평가가 의료산업계에서 제기되고 있다. 산업계는 중국식 인체 조직 소재화가 실제 대규모 시장으로 자리잡을지, 위생·문제 관리 체계가 그 전제조건이 될지 주시하는 분위기다.

허준호 기자
share-band
밴드
URL복사
#중국#손톱#후옌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