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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붉게 물든 단풍길, 예술이 흐른다”…청남대 가을축제에서 만나는 가을의 온기

오예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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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가을이면 청남대 길을 걷는 사람들이 부쩍 늘었다. 예전엔 청남대라 하면 멀게만 느껴졌지만, 이제는 단풍과 예술, 그리고 깊어가는 계절을 누리는 일상이 됐다.  

 

축제장이 된 청남대에는 국화향이 감도는 정원 위로 붉고 노란 단풍이 흐드러진다. 날이 저물 무렵이면 숲속의 공연장엔 앙상블 소리와 색소폰 선율이 울리고, 누구는 손에 와인잔을 든 채 천천히 정원을 돈다. SNS엔 인생네컷 체험과 목공예 클래스, 예술작품을 배경 삼은 인증샷이 이어진다.  

가을 단풍길부터 전시·공연까지…‘청남대 가을축제’ 충북 청주에서 열린다
가을 단풍길부터 전시·공연까지…‘청남대 가을축제’ 충북 청주에서 열린다

이런 변화는 숫자로도 확인된다. 2003년 정식 개방 이후 충북을 대표하는 가을 축제로 자리잡은 ‘청남대 가을축제’는 해마다 방문객을 끌어모으고 있다. 올해도 10월 25일부터 11월 9일까지, 밴드와 가수 공연, 앙상블과 벨리댄스, 국악과 마술 등 다채로운 무대가 이어진다. 전시 행사장은 국화분재와 바위솔, 목석부작, 수목분재 등 식물 예술이 한가득이고, 충북미술페스티벌, 대한민국기능전승자회 같은 특별전이 깊은 감상을 이끈다.  

 

현장에서는 지역 와이너리 시음과 특산물 홍보, 친환경 한방 체험, 목공예 그리고 안데스 음악까지 다채로운 오감 체험이 펼쳐진다.  

 

지역 문화기획 관계자는 “가을의 청남대 축제는 자연과 예술, 전통과 현대가 어우러지는 드문 순간”이라며 “평범한 일상에서 벗어나 계절을 온몸으로 느껴보는 시간이 됐으면 한다”고 표현했다.  

 

댓글 반응도 흥미롭다. “올해는 꼭 가족과 단풍길을 걷고 싶다”, “국화와 음악이 어우러진 정원이 오래도록 기억에 남는다”는 소감이 이어진다. 사람들은 예술과 체험, 그리고 산책길에서 발견하는 계절의 여운을 반가워한다.  

 

결국 청남대 가을축제는 단풍 한 켠을 걷는 일이기도 하지만, 이 가을을 어떻게 기억할 것인가를 묻는 조용한 제안이다. 작고 사소한 선택이지만, 우리 삶의 방향은 그 안에서 조금씩 바뀌고 있다.

오예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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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남대가을축제#청남대#충청북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