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T/바이오

“재생에너지로 韓 생산 돌린다”…머크, SK와 20년 PPA 체결

조현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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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속가능한 에너지 전환이 글로벌 IT·바이오 생산 인프라의 새로운 표준으로 자리 잡고 있다. 머크 라이프사이언스가 SK이노베이션 E&S와 20년간 전력구매계약을 체결, 대전과 송도 생산시설에 대규모 재생에너지를 장기 공급받기로 한 것이다. 업계는 이번 장기 계약을 ‘아시아태평양 재생에너지 전력 구매 경쟁’의 분기점으로 보고 있다.

 

머크 라이프사이언스는 5일 “SK이노베이션 E&S와 16메가와트(㎿) 규모의 재생에너지 장기 전력공급 계약(PPA)을 체결했다”고 밝혔다. 머크가 아시아태평양에서 맺은 최장기 기간의 재생에너지 계약이다. 이번 협력으로 신규 재생에너지 설비에서 생산된 약 2만1000메가와트시(㎿h) 전력이 매년 머크의 대전·송도 생산시설에 제공된다.

특히 이번 계약으로 머크 한국 사업장 전체 전력 수요의 75% 이상이 재생에너지로 대체된다. 2027년 12월부터 본격 공급이 이뤄지면, 바이오·IT 제품 생산 과정에서 발생하는 탄소배출 저감이 기대된다. 머크는 “한국 내 재생에너지 활용 확대를 통해 환경 책임을 다하는 것은 물론, 고객인 바이오·제약 기업의 지속가능 가치 실현에도 기여할 것”이라 밝혔다.

 

장기 PPA는 풍력·태양광 등 신재생 설비 기반의 전력을 기업이 직접 구매하는 방식이다. 이에 따라 제조업계와 바이오·IT 분야 글로벌 기업들이 ‘RE100’(100% 재생에너지 사용) 목표 달성 수단으로 빠르게 도입하고 있다. 미국, 유럽 소재 기업에 이어 아태권에서도 대규모 장기 재생에너지 구매 경쟁이 본격화되는 흐름이다.

 

한편, 대규모 재생에너지 도입을 위한 직접전력구매(PPA) 제도는 국내에서 2021년부터 공식 허용됐다. 이에 삼성전자, SK하이닉스 등 반도체 기업뿐 아니라 바이오, 제약, IT 업체에서도 도입이 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머크 사례와 같이 실질적인 대규모 전력 전환이 가능할지 주목된다”고 말했다.

 

산업계는 머크와 SK의 이번 협력이 국내외 IT·바이오 생산 현장에 재생에너지 전환 확산을 견인할지 관심을 모으고 있다. 기술과 제도의 접점에서 공급망, 윤리, 탄소규제 이슈까지 고려해야 한다는 의견도 나온다.

조현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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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크라이프사이언스#sk이노베이션e&s#재생에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