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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만약 가격승부 본격화”…일라이릴리·노보노디스크, 저가 공세에 유통망 확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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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만약 가격승부 본격화”…일라이릴리·노보노디스크, 저가 공세에 유통망 확장

신유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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혁신적 GLP-1 계열 비만 치료제들이 국내 시장에서 점유율 전쟁을 예고하고 있다. 글로벌 제약사 일라이릴리가 차세대 비만약 ‘마운자로’를 경쟁사 노보노디스크의 ‘위고비’보다 저렴한 가격에 국내에 출시하면서, 두 기업 간 시장 재편 경쟁이 한층 심화될 전망이다. 업계는 이번 가격 전략과 영업 채널 확장에 주목하며 “GLP-1 시장 주도권 경쟁의 변곡점”으로 해석하고 있다.

 

일라이릴리 한국법인은 6월 중순, 신약 성분 ‘터제파타이드’ 기반의 주사제 ‘마운자로 프리필드펜’을 국내 시판한다. 국내 공급가는 2.5㎎ 28만원, 5㎎ 37만원 이하로 책정돼 같은 용량의 노보노디스크 ‘위고비’(세마글루티드) 대비 25% 가까이 낮다. 특히 마운자로는 단계별 용량을 점차적으로 늘리는 ‘업타이트레이션(up-titration)’ 방식으로, 안전성과 환자 순응률을 높인 점이 특징이다. 시작 용량은 주 1회 2.5㎎, 4주 뒤 5㎎로 증량하며, 이후 환자 상태에 따라 고용량(7.5㎎, 10㎎)도 투여할 수 있다.

마운자로는 프리필드펜 일회용 제형으로 월 4펜(4주치) 사용이 기본이다. 위고비는 반대로 1펜당 4주 사용이 가능한 다회용 구조다. 실제로 의료기관별 판매가는 상이하지만 위고비는 한 달 약 40만~50만원대로 형성돼, 저용량 기준 마운자로가 가격 우위에 선다.

 

유통 전략 차별화도 업계의 관심사다. 일라이릴리는 기존 계약 기반으로 40~50개 국내 의약품 유통사에서 병·의원 공급이 이뤄진다. 반면 노보노디스크는 쥴릭파마코리아 1곳을 통해 독점 공급 방식이고, 도매사 가운데 블루엠텍이 가장 많은 물량 비중을 맡는 구조다. 전국 환자 접근성 측면에서 일라이릴리의 다변화 전략이 초점을 맞췄다는 평가다.

 

기술적으로 두 제품 모두 장기 작용성 단백질 기반으로 식욕억제·혈당조절 등 효능과 임상 정확성을 확보했다. 차별점은 성분(터제파타이드/세마글루티드) 및 용량 조절 과정, 투여 편의성에 있다. 글로벌 임상결과를 보면 마운자로가 체중감량 효과에서 일부 우세를 보인 바 있다. 다만 장기적 부작용 관리, 본격적 대량 공급 등에서는 여전히 추가 검증이 필요하다.

 

글로벌 시장에서는 미국·유럽 중심으로 GLP-1 계열 비만약 시장이 폭발적으로 성장하는 중이다. 미국과 영국은 보험 적용 및 1·2차 약제 구분, 직접 처방 제한 등 규제 차이로 제품 경쟁력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 국내는 아직 비급여 시장 중심이어서, 시장 자율 가격 책정과 유통 채널 다변화가 시장 성장의 주요 변수다.

 

업계 내부에서는 “비만 치료 패러다임 전환과 동시에, 유통/영업 인프라 확대가 시장 확산 속도를 좌우할 것”이라 전망한다. 한편 제품별 건강보험 적용 여부, 데이터 기반 사후 추적·안전성 평가 등 제도화 과정은 산업계 전체에 여전히 부담이 되고 있다.

 

전문가들은 향후 GLP-1 계열 비만치료 시장이 대중화를 거치며, 맞춤형 처방·복합 약물 개발 경쟁이 본격화할 것으로 내다본다. 산업계는 실제 신약 가격 경쟁과 유통 혁신이 시장에 안착할 수 있을지 예의주시하고 있다.

신유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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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운자로#일라이릴리#노보노디스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