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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익 실현 매물에 6% 급락”…오라클, 시총 9천억 달러 붕괴 후폭풍
국제

“차익 실현 매물에 6% 급락”…오라클, 시총 9천억 달러 붕괴 후폭풍

한유빈 기자
입력

현지시각 11일, 미국(USA) 뉴욕증시에서 클라우드 중심 기술기업 ‘오라클(Oracle)’이 6.23% 급락해 307.86달러로 거래를 마쳤다. 전날 실적 발표와 대형 클라우드 계약 소식에 힘입어 33년 만에 35% 이상 폭등했던 주가는, 차익 실현 매물과 수주 집중 리스크가 부각되면서 급락세로 돌아섰다. 이 여파로 시가총액은 8,647억8,000만 달러로 밀리며 직전 장중 1조 달러 돌파에 가까웠던 기세도 한풀 꺾였다.

 

사건의 출발점은 오라클이 9일 공시한 분기 실적에 있다. 핵심 사업인 클라우드 인프라스트럭처 부문의 ‘잔여 이행 의무(RPO)’가 4,550억 달러로 전년 동기 대비 359% 급증, 시장 기대치를 2.5배 이상 상회한다는 결과가 공개됐다. 특히 ‘월스트리트저널’은 오픈AI(OpenAI)가 5년간 총 3,000억 달러 규모의 컴퓨팅 파워를 오라클에 발주하는 계약을 체결했다고 전했다. 이에 따라 단일 고객 의존도가 지나치게 높아질 수 있다는 점이 투자자 우려로 번졌다.

‘오라클’ 6.2% 하락 마감…차익 실현 매물에 시총 9천억 달러 아래로
‘오라클’ 6.2% 하락 마감…차익 실현 매물에 시총 9천억 달러 아래로

투자은행 DA 데이비슨의 분석가 길 루리아는 “오픈AI와의 대규모 거래가 RPO 급증의 주 요인이라는 점이 알려지며 초기 기대감이 식었다”고 평가했다. 월가에서는 수주 잔고의 급성장세와 함께 고객 집적 구조의 불안정성도 논란이 됐다. 이 같은 조치는 글로벌 테크 시장에서도 단일 AI 고객 중심 공급망 리스크를 새삼 부각시키고 있다.

 

주가 급등 덕분에 전날 공동창업자 겸 CTO 래리 엘리슨 회장은 장중으로 일론 머스크를 제치고 블룸버그 억만장자 지수 1위에 오르기도 했다. 그러나 급락 마감과 함께 순위는 곧바로 되돌아갔다. 엘리슨 회장의 순자산은 3,830억 달러로 집계돼 머스크(3,840억 달러)에 근접, 메타(Meta)의 마크 저커버그(2,640억 달러)는 3위 자리를 유지했다.

 

뉴욕타임스와 블룸버그 등 주요 외신은 오라클의 클라우드 급성장이 ‘생태계의 게임체인저’가 될지, 오픈AI를 비롯한 AI 특수의 단기 효과에 그칠지 신중히 주시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한 건의 대형 계약에 의존하는 공급 구조가 미국 테크기업 전반에 장기적 리스크로 부각될 가능성을 경계하고 있다.

 

향후 오라클이 클라우드 시장 내 포트폴리오 다변화에 성공할지, 그리고 글로벌 AI와 데이터 인프라 경쟁이 어떻게 전개될지 업계와 투자자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한유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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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라클#오픈ai#래리엘리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