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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TA 1000 뒤집은 18세”…빅토리아 음보코, 오사카 울린 집념→역대급 우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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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TA 1000 뒤집은 18세”…빅토리아 음보코, 오사카 울린 집념→역대급 우승

서현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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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중들의 함성이 가득한 몬트리올의 밤, 18세 빅토리아 음보코가 라켓을 높이 들었다. 순간마다 터진 환호와 떨림, 압도적 집중력 끝에 그는 오사카 나오미를 상대로 정면 승부를 펼쳤다. 첫 결승전이라는 부담마저 스스로 이겨낸 음보코는 짜릿한 역전 우승으로 코트의 주인공이 됐다.

 

옴니엄 뱅크 내셔널 단식 결승은 8일 캐나다 몬트리올에서 치러졌다. 음보코는 1세트 내리 2-6으로 오사카에게 무릎을 꿇으며 위기를 맞았다. 그러나 2세트, 음보코는 빠른 발과 날카로운 스트로크로 흐름을 바꿨다. 6-4로 균형을 맞춘 뒤, 마지막 3세트에서는 6-1로 상대를 몰아세웠다.

“18세 역전극”…빅토리아 음보코, 오사카 꺾고 WTA 1000 첫 우승 / 연합뉴스
“18세 역전극”…빅토리아 음보코, 오사카 꺾고 WTA 1000 첫 우승 / 연합뉴스

수치로도 파란이 증명됐다. 음보코는 이날 서브 에이스 4개로 오사카(1개)를 앞질렀지만, 더블폴트 13개를 기록하는 위험천만한 순간도 있었다. 그러나 중요한 포인트마다 강한 멘탈과 덕분에 승기를 놓치지 않았다. 오사카 나오미의 파워 서브와 과감한 공격에 맞서며, 끝내 자신의 페이스대로 상대를 끌고 가며 경기를 뒤집었다.

 

이번 우승은 음보코에게 커리어에서 특별한 의미로 남게 됐다. 코코 고프, 엘레나 리바키나, 소피아 케닌 등 메이저 대회 단식 우승자를 한 대회에서 네 명이나 제쳤고, 결승전에서 오사카까지 잡아내며 단일 대회에서 가장 강렬한 존재감을 드러냈다. 우승 상금 75만2천275달러(약 10억3천만원)와 함께, 세계 랭킹도 333위에서 25위 안팎까지 급상승할 것으로 기대된다.

 

내셔널뱅크오픈을 제패한 캐나다 선수는 1969년 페이 어반, 2019년 비앵카 앤드레스쿠에 이어 56년 만에 세 번째다. WTA 1000급 단식에서 첫 정상에 오른 2009년 이후 최연소 우승자이자, 랭킹 85위로 출전해 2005년 킴 클레이스터르스 이후 최저 랭킹 우승이라는 기록을 세웠다.

 

오사카 나오미는 지난 2021년 2월 호주오픈 이후 4년 6개월 만에 투어 단식 트로피를 노렸으나, 복귀 후 두 번째 준우승에 그쳤다. 이미 1월 ASB클래식 준우승에 이어 다시 한 번 정상 문턱에서 아쉬움을 남겼으며, 이번 성과로 세계 랭킹은 24위권까지 끌어올릴 전망이다. 경기 후 몬트리올의 관중은 두 선수에게 한동안 기립박수를 보냈다.

 

짐작할 수 없는 내일이지만, 코트 위에서 흘린 땀과 환호, 그리고 패배의 쓴맛 모두가 성장의 자양분이 된다. WTA 1000을 뒤집은 18세 음보코의 내일을 팬들은 다시 한 번 응원하게 됐다. 빅토리아 음보코는 이번 우승을 바탕으로 며칠 뒤 시작되는 US오픈에서 또 한 번 새 역사를 쓸지 전 세계의 이목이 집중된다.

서현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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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빅토리아음보코#오사카나오미#내셔널뱅크오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