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이치 핵심 인물 이종호와 만남”…한문혁 특검 부장검사, 사적 접촉 논란에 파견 해제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사건을 둘러싼 파장이 정치권 안팎으로 번졌다. 민중기 특별검사팀에 파견돼 김건희 여사 관련 의혹 수사를 맡아온 한문혁 부장검사가 과거 사건의 핵심 인물과 사적으로 만난 사실이 드러나며 논란이 증폭되고 있다. 특검팀은 26일 “사실관계를 확인한 결과, 한 부장검사에 대해 수사를 계속하기 어렵다고 판단했다”며 27일 자로 그를 검찰로 복귀시키겠다고 공식 밝혔다.
한 부장검사는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의 ‘컨트롤타워’로 지목된 이종호 전 블랙펄인베스트 대표와 술자리를 가졌다. 그러나 이 같은 사실을 특검팀에 사전에 알리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 이종호 전 대표는 2차 주가조작 당시 김건희 여사의 계좌를 관리한 인물로, 김 여사의 핵심 측근으로도 언급돼 왔다. 논란은 한 부장검사가 이와 같은 관계에 대해 특검팀에 보고하지 않은 점에서 불거졌다.

한 부장검사는 이날 입장문에서 “2021년 7월, 아이들 건강 문제로 친분을 맺은 의사의 저녁 자리에서 이종호 전 대표를 처음 만났으며, 식사 이후에는 지인의 집에서 술을 마셨다”고 설명했다. 그는 또 “당시 이종호 전 대표가 도이치모터스 사건의 피의자가 아니었고, 스스로를 구체적으로 소개하지 않아 사건 관련자임을 알지 못했다”고 해명했다. 이어 “명함이나 연락처를 주고받지 않았으며, 이후에도 개인적으로 만나거나 연락한 적은 전혀 없다”며 논란에 송구함을 표시했다.
특검팀은 한 부장검사가 도이치모터스 사건 수사에 오랜 기간 관여해온 만큼, 이 사적 만남이 자칫 이해충돌 논란으로 비화될 수 있다는 점을 중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 부장검사는 2021년 서울중앙지검 반부패수사2부 소속으로 해당 사건을 맡은 데 이어, 윤석열 정부 출범 이후 의정부지검 남양주지청을 거쳐 올해 5월부터 서울고검, 6월부터는 민중기 특검팀에 파견돼 재수사에 참여해 왔다.
여야 정치권은 이번 사안을 두고 정쟁의 불씨를 예고했다. 더불어민주당과 정의당 등 야권에서는 “특검의 중립성·공정성이 심각하게 훼손됐다”며 수사팀 전열 재정비와 김건희 여사 추가 조사 필요성을 제기하고 있다. 반면 국민의힘 측은 “당시 피의자 신분이 아니었으며 사적 만남이었을 뿐”이라며 확대 해석을 경계했다.
민중기 특검팀은 지난 8월 김건희 여사를 자본시장법 위반 등 혐의로 구속기소 하며 도이치모터스 사건 수사를 사실상 마무리했다. 그러나 이번 논란으로 김건희 여사 관련 수사 신뢰성과 정치적 파장이 한층 커진 상황이다. 특검팀은 향후 파견 인력 재정비와 후속 절차에 집중한다는 방침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