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자본 2069억 유치”…HLB, LMR 투자로 신약개발 탄력
영국계 자산운용사 LMR파트너스가 HLB그룹에 약 2069억 원(미화 1억4500만 달러) 규모의 전략적 투자를 단행했다. 이번 투자는 HLB가 자체 신약 파이프라인의 글로벌 임상과 상업화에 본격적으로 나설 수 있는 자금 기반을 마련했다는 점에서 주목된다. 업계는 글로벌 기관 투자가가 바이오벤처에 대규모 자본을 제공한 이번 사례를 ‘K-바이오 성장 경쟁의 분기점’으로 해석한다.
HLB가 발표한 투자 구조는 미화 1억4000만 달러의 신주인수권부사채(BW)와 500만 달러 규모의 교환사채(EB) 발행으로 이뤄진다. BW는 연 5% 단일금리의 비분리형 방식이며, 발행 1년 후 투자자가 신주인수권을 행사할 수 있다. EB 역시 그룹 내 계열사인 HLB생명과학에 대한 권리로 설계됐다. 이사회 승인을 거친 BW 자금 중 15%는 거래 종결과 함께 즉시 유입되고, 나머지는 HLB 해외 계좌에 예치돼 신약 임상과 글로벌 시장 진출 시 집행될 예정이다. 특히 BW 조건에 ‘패러티(주가 대비 전환가 비율) 115% 달성 시 강제 행사 가능’ 조항이 포함돼 투자 안정성을 높였다.

이번 자금은 미국 자회사 엘레바가 진행하는 신약 임상개발과 글로벌 상업화에 한정 사용된다. HLB는 항암 신약 등 바이오 혁신 신약 개발에서 한층 경쟁력을 확보할 것으로 보인다. 글로벌 시장에서는 이미 대형 펀드가 신약개발 스타트업 투자를 확대하고 있어, LMR 파트너스의 이번 행보도 국제적 바이오 투자 흐름과 맞닿아 있다.
경쟁 구도 측면에서는 해외 기관 자본이 국내 바이오기업의 R&D 및 시장 진출 역량에 직접 투입되는 구체적 성공 사례로 평가된다. 미국, 유럽 등은 이미 신약 임상과 상업화를 위한 벤처투자 규모가 수조 원에 달한다. 국내에서는 이번처럼 대규모 해외 운용사가 직접 자본을 집행하는 경우가 이례적이다.
정책·규제 관점에선 ‘외국인 서버 증권 발행’ 등 글로벌 자금조달 채널 다변화를 촉진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추가 임상, FDA 허가, 해외 상업화 단계마다 엄격한 투명성·용도 규제가 요구되지만, 이번 계약 구조는 전용 계좌와 용처 제한 등 국제 표준을 채택했다.
임창윤 HLB그룹 투자부문 부회장은 “이번 거래는 그룹 신약개발의 산업적 잠재력을 해외에서 공식 인정받은 첫 해외 자본유치”라고 밝혔다. 전문가들은 “글로벌 자본과의 협업이 바이오 스타트업의 성장, 신약의 조기 시장 안착에 결정적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분석했다.
산업계는 이번 기술이 실제 시장에 안착할 수 있을지 주시하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