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ogo
“김선호, 거울 너머 숨결”…‘현혹’ 미지의 초상화에 잠식→욕망과 두려움 겹침
엔터

“김선호, 거울 너머 숨결”…‘현혹’ 미지의 초상화에 잠식→욕망과 두려움 겹침

정하준 기자
입력

붓끝이 머무른 자리마다 어둠과 빛이 교차했다. 김선호가 그려내는 화가 윤이호의 시선은 평범한 경계선 위에서 금세 낯선 감정과 맞닿는다. 숨죽인 긴장감이 서린 호텔 공간, 마음속에 멈춰 있던 혼란은 송정화의 얼굴 앞에서 서서히 풀리기 시작했다. 1930년대 경성의 몽환적인 색채 속에서 김선호의 눈빛은 매혹과 의혹 사이를 오가는 팽팽함을 내뿜는다.

 

김선호는 디즈니플러스 오리지널 시리즈 ‘현혹’에서 현실마저 희미하게 만드는 깊은 몰입으로 시선을 단숨에 사로잡는다. 그림자를 드리운 초상화 의뢰와 정체를 가늠할 수 없는 여인 송정화를 향한 섬세한 추적, 윤이호는 무의식의 억압과 금기된 호기심의 미로 속으로 천천히 파고들어간다. 그의 고요한 발걸음마다 쌓이는 무게감은 내면 깊은 곳에 감춰둔 욕망과 두려움까지 불러일으킨다.

“치명적 매혹에 이끌린 시선”…김선호, ‘현혹’ 속 비밀 추적→상상 자극 / 판타지오
“치명적 매혹에 이끌린 시선”…김선호, ‘현혹’ 속 비밀 추적→상상 자극 / 판타지오

특유의 절제된 감정 연기로 무장한 김선호는 폐쇄된 공간에서만 느낄 수 있는 이질적인 서스펜스를 한 폭의 그림처럼 쌓아 올린다. 수지가 연기한 송정화와의 만남은 단순한 대치가 아닌, 감정의 결마다 숨은 떨림이 드러나며 극 전체에 잔잔한 파동을 만든다. 각기 다른 비밀을 가진 두 인물의 만남은 누구도 쉽게 넘어서지 못할 긴장감을 선사한다.

 

영화 ‘귀공자’, 드라마 ‘스타트업’과 ‘갯마을 차차차’, 그리고 ‘폭군’과 ‘폭싹 속았수다’까지 김선호는 매번 자신만의 서사로 새로운 얼굴을 보여주었다. ‘폭싹 속았수다’에서 남긴 결혼식장 윙크 장면이 회자되며 ‘김선호 챌린지’로 이어진 것도 그의 존재감에 대한 증명으로 남았다.

 

누구도 발 닿지 못한 송정화의 내면에서 김선호가 펼쳐낼 심리적 서스펜스, 그리고 애써 외면한 미혹과 위태로운 감정이 어떻게 그려질지, 시청자들은 다시금 깊은 상상력에 빠져들게 된다. 몽환적이면서도 묵직한 감정을 촘촘히 쌓아올린 김선호의 눈빛이 남긴 긴 여운은 ‘현혹’이라는 작품 내내 이어질 전망이다.

 

특별한 호흡을 보여줄 김선호와 수지의 신선한 조화, 그리고 호텔이라는 공간이 품어낼 미스터리와 감정의 파고는 2026년 디즈니플러스를 통해 전 세계에 전해질 예정이다.

정하준 기자
share-band
밴드
URL복사
#김선호#현혹#수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