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낙뢰로 경기 65분 지연”…조현우, 클럽월드컵 패배→집중력 영향 토로

차분하던 웜업 뒤 불현듯 마주한 낙뢰의 변수는 그라운드를 준비했던 선수들의 표정까지 굳게 만들었다. 울산 HD 선수들은 경기에 대한 갈망과 긴장 속에 예상치 못한 65분의 기다림을 견뎌야 했고, 지연된 킥오프는 평소와는 다른 집중력을 요구했다. 패배를 마주한 이들은 끝내 자신의 속내를 솔직하게 털어놓으며, 아쉬움과 함께 각자의 각오를 다졌다.

2025 국제축구연맹(FIFA) 클럽월드컵 F조 조별리그 1차전, 울산 HD와 마멜로디 선다운스의 맞대결은 18일 미국 올랜도 인터앤코 스타디움에서 열렸다. 경기 시작 전, 인근 낙뢰로 인해 킥오프가 1시간 5분 지연되며 선수단은 이례적인 대기 상황에 놓였다.

이날 전반전은 급작스러운 기상 변수 탓에 양 팀 모두 조심스러운 운영을 펼쳤다. 울산은 라인을 서서히 끌어올리며 주도권을 노렸지만, 상대 골문을 위협하는 결정적 장면은 많지 않았다. 마멜로디 선다운스 역시 빠른 역습과 압박을 시도했으나, 양쪽 모두 이른 득점 없이 신중한 흐름을 이어갔다.

후반으로 접어들면서 울산 HD의 집중력은 흔들렸다. 조현우는 경기 직후 “초반 집중력이 완전히 올라간 상태에서 경기에 다시 들어가야 했다. 다소 몸이 축 처지는 느낌이었다”며 낙뢰로 인한 긴 대기 시간이 선수들에게 남다른 영향을 끼쳤다고 털어놨다. 이어 “상대도 똑같지만, 이런 경험은 처음”이라며 낯선 경험임을 토로했다.

수비수 서명관 또한 “영향이 없지는 않았다. 라커룸에서 대화를 통해 100% 임하려 애썼다”고 덧붙였다. 윙백 엄원상은 “축구 인생에서 이렇게 지연된 경기는 처음”이라며, “전부 핑계다. 우리가 제대로 준비하지 못했다”며 자기 반성의 말을 남겼다. 이어 “아직 2경기가 남았다. 핑계 대지 않고 준비하겠다”고 각오를 다졌다.

중원에서는 고승범이 치열한 활동량과 안정적인 경기 운영을 선보였다. 그는 “동등한 환경이니 더 언급할 부분은 없다. 아쉬운 내용이었다”며, “상대 분석을 많이 했으나 더 세밀하게 준비했어야 했다. 남은 경기에서 희망을 가지고 임하겠다”고 힘주어 말했다.

울산 HD는 이번 패배로 조별리그 남은 2경기를 반드시 잡아야 하는 부담을 안았다. 선수단은 예상 밖 상황에도 흔들림 없는 모습으로 다시금 각오를 다졌고, 자신들에게 남겨진 남은 시간 속에서 새로운 도전을 약속했다.

경기의 여운은 잔잔한 여름밤의 습도만큼 선수들의 마음에도 계속 맴돌았다. 이 아쉬움과 다짐을 품은 울산 HD, 그들의 두 번째 이야기는 2025 국제축구연맹 클럽월드컵 F조 조별리그 남은 경기에서 이어질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