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시간 통화내역 확보”…임성근-고석 ‘분당 회동’ 여부 놓고 특검-당사자 엇갈린 해명
윤석열 전 대통령의 사법시험·사법연수원 동기로 알려진 고석 변호사가 임성근 전 해병대 사단장과 같은 시간대, 같은 지역 기지국을 통한 통화 내역이 확인되며 구명 로비 의혹의 진위가 다시 논란의 중심에 섰다. 특검팀은 이 정황을 집중 추적하고 있으나, 당사자들은 즉각 “허위 사실”이라며 반박하고 있다.
10일 법조계에 따르면, 순직해병 특별검사팀은 2023년 8월 1일 저녁 경기 성남시 분당구 일대 기지국을 통해 임성근 전 사단장과 고석 변호사의 수발신 통화 내역이 일치하는 점에 주목, 당시 두 인사의 대면 혹은 접촉 가능성을 수사 중이다. 같은 시간대 임성근 전 사단장과 그의 사촌인 박철완 검사 역시 인근 기지국 이용 내역이 기록됐다.

이날은 윤석열 전 대통령이 관련 외교안보 수석비서관회의에서 이른바 ‘VIP 격노’로 불리는 상황이 벌어진 바로 다음 날로, 해병대 수사단이 임성근 전 사단장 등을 업무상 과실치사상 혐의자로 판단해 경찰에 기록을 이첩한 이후 국방부 검찰단이 이를 회수하기 직전 시점이었다.
임성근 전 사단장과 부인, 사촌 박 검사는 당시 박 검사 관사가 있던 경기 용인시 수지구에서 식사를 했으며 “고석 변호사를 만난 적 없고 일면식도 없다”고 공개적으로 밝혀 왔다. 또한 임 전 사단장 측은 박 검사의 통화 내역 중 분당 기지국 접속 사실만 공개하며 “분당구 방문은 저녁식사 목적이었고, 이후 박 검사가 친구에게 전화만 했을 뿐”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나 특검팀은 임성근 전 사단장과 고석 변호사 사이에도 비슷한 시간, 비슷한 위치에서의 통화 또는 접촉 흔적을 확인, 분당 모처에서 이들이 실제 만났는지 그 가능성에 수사력을 모으고 있다. 특히 임 전 사단장이 경찰 수사선상에 올랐던 시점이라는 점에서, 고석 변호사가 법률 자문이나 구명 로비에 개입했는지 여부까지 규명 중이다.
다만, 특검은 “직접적인 접촉 증거는 아직 확보되지 않았다”고 신중한 입장을 내놨다. 임성근 전 사단장 역시 이날 입장문을 내고 “기지국 위치만으로 고 변호사와 만났다는 근거가 될 수 없다”며 모든 의혹을 일축했다.
특검팀은 향후 압수수색으로 확보한 휴대전화 분석이 마무리되는 대로 고석 변호사를 소환할 방침이다. 고 변호사의 윤석열 전 대통령과의 친분, 그리고 과거 군 사법기관 내 경력에서 비롯된 영향력 행사 여부 등도 조사 범위에 포함될 전망이다.
고석 변호사는 군 재직 시절 사법시험 합격 이후 고등군사법원장(육군 준장)까지 역임한 인물로 윤석열 전 대통령과 사법연수원 동기다. 윤 전 대통령이 장군 진급이나 전역 행사에 직접 방문할 정도로 두터운 관계로 알려졌다. 고 변호사는 지난해 8월 3일 이종섭 전 국방부 장관, 김동혁 국방부 검찰단장 등과의 연락사실이 추가로 드러나며 그 동선에 더욱 관심이 쏠리고 있다.
정치권에서는 이번 특검 수사가 ‘구명 로비’ 실체 규명으로까지 이어질지 주목하고 있다. 임성근 전 사단장 측이 관련 의혹을 전면 부인하면서, 특검 조사 이후에도 공방은 지속될 가능성이 높다.
한편 특검팀은 고석 변호사 소환과 연관인사 추가 조사 여부 등을 놓고 수사에 속도를 낸다는 방침이다. 정치권의 후속 대치와 함께, 특별검사팀의 진상 규명이 향후 정국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