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마추어급 실수”…셰인 라우리, US오픈 난코스에 흔들려→컷 탈락
가벼운 미소로 티샷을 날린 셰인 라우리의 시작은 어느 때보다도 평온해 보였다. 그러나 오크몬트의 벙커와 까다로운 그린은 세계 정상급 베테랑의 집중력을 조금씩 무너뜨렸다. 결정적 실수는 14번 홀에서 찾아왔고, 팬들의 기대가 한순간에 안타까움으로 가라앉는 순간이었다.
제125회 US오픈 골프대회 2라운드는 14일 미국 펜실베이니아주 오크몬트 컨트리클럽에서 이어졌다. 세계랭킹 12위에 올라 있는 셰인 라우리는 PGA 투어 정상에서 꾸준히 존재감을 과시해온 골퍼다. 올 시즌에도 이미 준우승 2회, 톱10 4회라는 굵직한 발자취를 남긴 그였지만, 오크몬트의 벽은 더 높았다.

이날 라우리는 14번 홀에서 치명적인 규칙 위반을 저질렀다. 세 번째 샷을 홀 가까이 붙인 뒤, 실수로 마커 없이 볼을 집어 들어 1벌타를 받게 됐다. 캐디의 걱정스런 시선과 라우리의 씁쓸한 표정이 겹쳐지며, 베테랑에게도 초보와 같은 실수는 찾아왔다. 이어진 퍼트마저 짧게 끝나며 더블보기를 기록했고, 실망감은 마치 오크몬트의 거친 러프처럼 깊게 팬 마음을 파고들었다.
US오픈의 오크몬트 컨트리클럽은 빠른 그린과 침식된 벙커로 유명하다. 경기 둘째 날까지 언더파를 기록한 선수는 단 3명뿐이었다. 세계 최정상급 선수들마저 끝없이 저항하다가 드라이버를 내뱉으며 울분을 터뜨렸고, 현장 관중들은 탄식과 박수가 교차하는 긴장 속에 숨죽였다.
최종적으로 라우리는 2라운드 합계 17오버파 157타로 컷 탈락이라는 쓴 맛을 삼켰다. 경기 후 그는 “내가 했던 실수 중 가장 멍청한 실수였다”고 자책하며 냉정하게 경기를 복기했다. PGA투어 공식 홈페이지는 “오크몬트 컨트리클럽에선 그럴 수 있다”는 말로 이곳의 험난함을 다시금 강조했다.
남은 시즌, 셰인 라우리는 이 좌절을 이겨내고 다시 도약할 기회를 찾아야 한다. US오픈은 3, 4라운드를 앞두고 선수들의 피할 곳 없는 접전을 예고했다. 속수무책 무너진 하루, 관중들은 조용히 박수를 보냈다. 어느새 해가 기울던 그린에서 하루의 무게를 견디던 셰인 라우리의 눈빛은, 고요한 여운과 함께 오크몬트의 기록으로 남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