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스라엘-이란 격돌 여파…국제유가 10% 급등→아시아 증시·자산시장 일제히 출렁”
깊은 무더위가 깃든 6월의 중동, 전 세계의 시선이 다시금 이 지역을 향해 모여든다. 거친 들판을 가르는 전투기들의 그림자가 날아오르자, 전 세계 금융시장은 꿈틀거리며 민감하게 요동쳤다.
이스라엘이 이날 이란 내 핵시설과 군사시설을 전격적으로 공습했다는 소식이 전해지자, 국제유가는 들불처럼 치솟았다. 7월 서부텍사스산원유 선물은 10% 넘게 오른 74.91달러, 8월 브렌트유 선물 역시 9.66% 급등한 76.06달러를 기록했다. 중동은 세계 원유 공급의 심장부다. 특히 이란은 석유수출국기구(OPEC) 세 번째 산유국으로, 원유 흐름의 안정성에 붉은 경고등이 켜졌다.
이란이 국제 원유 수송의 핵심 동맥인 호르무즈 해협을 봉쇄할 수 있다는 두려움이 시장을 짓누른다. 호르무즈 해협은 전 세계 석유의 6분의 1이 통과하는 요충지다. JP모건은 만약 이 구간에서 충돌로 인한 차질이 발생하면 국제유가가 배럴당 130달러까지 치솟을 수 있다고 내다봤다.
이른 아침, 아시아 주식시장은 낙조처럼 힘없이 미끄러졌다. 일본 닛케이225는 1% 넘게, 코스피와 타이완 자취안지수 역시 각각 0.64%, 0.54% 하락했다. 중국 상하이종합지수와 홍콩 항셍지수도 약보합권에 머물렀다. 미국 S&P500, 나스닥100, 다우존스30 선물 역시 하락세로, 지구 반대편의 긴장에 흔들리는 세계 경제의 유리성과 취약함이 드러났다.
변동성의 파도는 가상자산 시장까지 덮쳤다. 비트코인은 하루 만에 4.3% 떨어진 103,825달러를 기록하며, 신흥 투자자산 역시 지리적 불안을 피하지 못했다.
시장 참가자들은 다시금 ‘안전’이라는 단어를 붙잡았다. 온스당 3,424달러로 1.15% 상승한 금, 그리고 마치 오래된 은신처처럼 일본 엔화와 스위스 프랑이 강세를 보인다.
이스라엘 군이 수십 대 전투기 투입 등 전면적 공습을 인정하면서, 중동 화약고의 불꽃이 오랜만에 격렬히 타올랐다. 중동의 평온이 국제 원자재와 자산시장에 미치는 파장, 그리고 호르무즈 해협과 관련한 원유의 흐름이 언제 다시 조용해질지 시장은 숨죽여 지켜보고 있다.
국제사회는 이란 측의 즉각적 대응을 예의 주시하며, 원유 수송로의 안전성·추가적 긴장 고조가 글로벌 경제 지형의 가장 중요한 변수가 될 것으로 점치는 가운데, 안개 속의 내일이 여전히 무겁게 드리워져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