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시간 29분 혈투 신기록”…알카라스, 신네르 상대로 프랑스오픈 대역전승→2연패 달성
프랑스 파리의 뜨거운 햇살 아래, 카를로스 알카라스가 자신만의 이야기를 또 한 번 써내려갔다. 알카라스는 프랑스오픈 남자 단식 결승전에서 세계 1위 얀니크 신네르를 상대로 두 세트를 연달아 내주며 깊은 벼랑 끝에 몰렸으나, 끈질긴 체력과 마지막까지 놓지 않는 집중력으로 승부의 흐름을 완전히 뒤집었다. 승자는 현장에 몰린 수천명 팬들뿐 아니라, 테니스를 사랑하는 전 세계 사람들이었다.
결국, 알카라스는 3-2(4-6 6-7 6-4 7-6 7-6) 대역전 드라마 끝에 트로피를 들어 올렸다. 경기는 총 5시간 29분 동안 이어져 프랑스오픈 남자 단식 결승 사상 최장 경기 시간이라는 새로운 역사를 남겼다. 종전 기록인 1982년 결승의 4시간 42분을 한참 넘어선 이번 대결에서는 거듭되는 매치포인트, 숨 막히는 랠리, 코트 위에서 엇갈린 두 스타의 감정이 고스란히 녹아났다.

특히 첫 두 세트를 내준 뒤에도 주저앉지 않는 알카라스의 집념 어린 플레이는 프랑스오픈이 자랑하는 클레이코트의 진면목을 그대로 보여줬다. 포핸드 위력과 네트 플레이에서 밀리지 않으려는 의지, 끊임없는 리턴과 신속한 발놀림 뒤에는 지난 시즌 우승자의 자존심과 따뜻한 시선 속 앳된 패기가 나란히 어우러졌다. 모든 세트가 타이브레이크 접전으로 이어진 결승전은 탁월한 기술 이상의 것을 요구했고, 관객석에서는 아쉬움과 환희가 차례로 일렁였다.
눈앞에서 역전승을 목격한 팬들은 열렬한 박수와 함성을 쏟아냈다. 누구보다 자신을 믿었던 어린 소년이 결국 세계 무대에서 또 한 번 역사를 쓰는 모습에, 테니스계는 새로운 드라마의 탄생을 확인했다. 알카라스는 이번 우승으로 지난해에 이어 프랑스오픈 2연패를 달성하며 클레이코트 강자의 면모를 다시 한번 각인시켰다.
얼룩진 손바닥, 깊게 쉰 목소리, 저마다의 색으로 가득한 관중들의 응원. 시간은 쉼 없이 흘렀지만, 알카라스가 보여준 ‘포기하지 않는 집념’은 모두의 가슴에 오래도록 남는다. 프랑스오픈 남자 단식 결승의 뜨거운 여운은 2025년 6월 전 세계 테니스 팬들에게 또 하나의 전설로 남았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