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부전 치료 새 기준”…종근당, 베르쿠보 국내 독점 판매로 시장 재편 예고
심혈관 질환 치료 트렌드가 새롭게 전환되고 있다. 종근당이 지난 1일 바이엘 코리아와 만성 심부전 치료제 ‘베르쿠보’의 국내 독점 판매 계약을 체결했다. 이로써 종근당은 오는 10월부터 국내 주요 병원 및 의원을 대상으로 베르쿠보의 유통 및 영업·마케팅을 전담하게 된다. 업계는 베르쿠보의 본격 유통이 심부전 치료 분야의 치료 접근성과 환자 중심 치료 옵션 다변화라는 측면에서 시장에 큰 변화를 가져올 전환점으로 보고 있다.
이번에 종근당이 도입하는 베르쿠보(성분명 베리시구앗)는 좌심실 박출률이 45% 미만으로 저하된 증상성 만성 심부전 환자를 대상으로 하는 약물이다. 특히 수용성 구아닐산 고리화효소(sGC) 자극제 계열 세계 최초 만성 심부전 치료제로, 2023년 9월 국내 요양급여 인정을 받아 신뢰받는 표준 치료제 반열에 합류했다. 산화질소–sGC–cGMP 경로를 직접 자극해 기존 신경호르몬 차단 중심의 약물과는 다른 방식으로 혈관 기능 개선과 심장 구조·기능 개선을 동시에 유도하는 점이 경쟁약 대비 핵심 차별점으로 꼽힌다. 이를 통해 표준치료를 받으면서도 심부전 진행 및 악화를 겪는 고위험 환자군에서 심혈관 사망 및 심부전 입원 위험을 유의하게 낮추는 임상적 효과가 입증됐다.

이처럼 차별화된 작용 기전은 기존 β차단제, 안지오텐신 차단제와 병용 사용 가능성을 높여 현장 의료진의 맞춤형 치료 전략 설계에도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 실제로 베르쿠보는 심부전 표준치료에도 불구하고 증상 악화가 반복되는 환자에게 새로운 치료 선택지를 제시하며, 관련 시장 내 치료 패러다임 전환을 선도하는 약물로 자리 잡고 있다.
글로벌 심혈관 치료제 시장에서는 이미 sGC 경로 표적 신약이 미국, 유럽 등 주요 시장에서 허가 및 보험 적용을 확대받고 있다. 국내에서는 이번 종근당의 독점 판매를 계기로 국내 시장에서도 고위험 만성 심부전 환자에 대한 접근성이 크게 향상될 전망이다.
베르쿠보의 국내 정착은 약가 및 보험 등 정책적 환경과도 맞물려 주목받고 있다. 2023년 9월 요양급여 인정을 시작으로, 심혈관 질환 영역 내 임상적 가치를 인정받아 신속 등재에 성공한 만큼 상용화 장벽이 크게 낮아졌다.
종근당은 이번 베르쿠보뿐 아니라 바이엘 코리아와 항생제 씨프로바이, 아벨록스, 2형 당뇨병 신장병 치료제 케렌디아, 진행성 간세포암 치료제 넥사바·스티바가 등 주요 치료제의 공동 또는 독점 판매 협력을 이어오고 있다. 이런 전략적 협업 구조는 글로벌 바이오 신약 도입과 심혈관 질환 분야 전문성 확대에 긍정적으로 작용할 것으로 분석된다.
전문가들은 고위험 환자 대상 새로운 치료 옵션의 상용화가 만성 심부전 질환 관리의 실효성을 한 단계 높일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산업계는 이번 기술이 실제 시장에 안착할 수 있을지 주시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