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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특사, 가도 안가도 그만”…김종인, 대통령실 요청엔 “거부할 이유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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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특사, 가도 안가도 그만”…김종인, 대통령실 요청엔 “거부할 이유 없다”

신유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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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권이 미국 특사 파견 문제를 두고 긴장감을 높이고 있다. 국민의힘 김종인 전 비상대책위원장은 16일 대통령실의 특사 제안에 대해 “간다고 그랬으니까, 그걸 거부할 필요는 없다”고 밝혔다. 최근 자신이 이재명 대통령의 미국 특사 내정설 명단에서 제외됐다는 보도와 맞물리며 여야 간 신경전이 거세지는 양상이다.

 

김종인 전 위원장은 이날 CBS 라디오 방송에서 ‘대통령실이 특사로 가달라고 요청한다면 갈 용의가 있느냐’는 질문에 즉답을 피하지 않았다. 이어 “대통령실에서 특사 얘기가 나와 여러 생각을 해서 좋다고 응답했다. 그 이후엔 더 이상 (얘기를) 들어본 적이 없다”고 설명했다. 김 위원장은 “내가 응답했으니까 가달라고 하면 가는 것이고 그렇지 않으면 안 가면 그만”이라며, 특사 파견 자체에 큰 의미를 두지 않는다는 입장을 보였다. 그는 또 여당 내부에서 특사 파견을 두고 극단적으로 갈리는 흐름에 대해 “(여당 최고위원이) 대통령한테 텔레그램 문자를 보내는 소행 자체가 납득되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특사 명단 제외 보도와 관련해 ‘유치원식이면 의미 없다’는 발언이 있었다는 일부 보도에 대해선 “그런 얘기를 하지 않았다. 하는 짓이 유치하다고 한 것”이라고 부연했다. 여권 내 극한 대립과 비공개 소통 방식에 간접적으로 아쉬움을 드러낸 것으로 풀이된다.

 

아울러 논문 표절 의혹이 불거진 이진숙 교육부 장관 후보자, 보좌진 갑질 논란이 뒤따르는 강선우 여성가족부 장관 후보자에 대해서 김종인 전 위원장은 “가장 심각한 문제는 이 후보자로, 학문의 세계에서 표절은 도둑질과 비슷하다”고 직격했다. 두 후보자의 낙마 주장이 야권을 중심으로 거론되는 것에 대해선 “이런 과오를 갖고 장관이 됐을 때 대통령에게 피해가 되느냐, 안 되느냐는 판단할 수 있을 것”이라며 “그 판단은 스스로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국민의힘 혁신위원회에 대한 평가는 더욱 냉담했다. 김 위원장은 “생리적으로 혁신하기 굉장히 어려운 정당”이라고 평가하며, “당 주류인 영남 출신 의원들은 공천만 받으면 의원이 될 수 있다는 자신감이 있어 당 진로에 별다른 관심이 없다”고 비판했다. 당내 혁신 동력이 약하다는 분석이 이어졌다.

 

정치권은 김종인 전 위원장의 입장 표명을 두고 미국 특사 논의의 파장이 향후 대미외교뿐 아니라 여권 내부 역학구도에도 적지 않은 영향을 끼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민주당과 야권은 이진숙·강선우 후보자 인사청문회를 앞두고 추가 공세를 시사하고 있다. 국회는 둘러싼 의혹과 자진사퇴론을 중심으로 치열한 공방을 벌이고 있다.

신유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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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종인#이진숙#대통령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