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언더파 맹타”…이채은, 단독 1위 질주→E1 채리티 첫 우승 도전
마지막 퍼트가 잔잔한 그린을 가르던 순간, 이채은의 모든 진심이 담긴 미소가 조용한 환호로 번져나갔다. 올 봄 가장 뜨거운 무대였던 KLPGA E1 채리티오픈 2라운드에서 그는 4언더파 68타를 기록하며 합계 11언더파로 단독 선두에 올랐다. 147번째 정규 투어 도전 끝에 처음 맛보는 1위자리였다.
24일 경기도 여주 페럼클럽에서 열린 대회 이틀째, 이채은은 버디 5개와 보기 1개를 적어내며 자신의 이름을 리더보드 맨 꼭대기에 새겼다. 전날 단독 2위였던 그는 한층 차분해진 경기 운영을 앞세워, 그린과 티박스에서 안정적인 샷 감각을 뽐냈다.

이번 대회 전까지 이채은의 최고 성적은 2년 전 메디힐·한국일보 챔피언십 준우승에 머물러 있어 이번 주행의 의미는 더욱 남다르다. 2020년 드림투어 우승 이후로는 매 대회가 새 도전이었고, 수많은 무대 위에서 좌절과 성장을 반복해왔다.
경기 후 이채은은 18번 홀에서 입으로 들어올 듯한 8m 롱퍼트 성공을 떠올리며, “기분 좋게 마무리했다”고 담담하게 말했다. 뒤이어 “작년 챔피언 조에선 점수에만 신경 쓰다 흐름을 놓쳤는데, 이번에는 내 욕심 내려두고 내일 경기에만 집중하겠다”고 포부를 전했다.
박현경이 이날 보기 없이 버디만 5개를 곁들여 10언더파로 쫓아오면서 단독 2위에 자리했다. 두 라운드 연속 노보기 행진에 대해 박현경은 “뿌듯하다. 최근 다섯 대회 연속 톱10 진입이 자신감을 안겨줬다”고 밝혀 최종 라운드를 예고했다.
임희정, 박결, 최예림이 나란히 8언더파 공동 3위로 추격전을 이어가며, 한 타 한 타마다 순위표를 출렁이게 했다. 1라운드 선두였던 김민선은 2타를 잃고 공동 9위로 밀려났고, 전년도 정상 배소현 역시 5언더파 15위로 우승 방어가 쉽지 않은 하루였다. 최근 상승세를 이어오던 이예원은 2오버파로 주저앉아 컷을 통과하지 못했다.
최종 3라운드 진출 커트라인은 1언더파에 형성됐다. E1 채리티오픈의 결승 라운드는 25일 펼쳐진다. 누군가의 오랜 꿈, 잊혀진 열망, 단 한 번의 기회가 마지막 페어웨이 위에서 다시 만난다. 골프 팬들의 시선 속에 이채은이 드디어 첫 우승의 벽을 넘을 수 있을지, 이번 주말 그 답을 확인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