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우환 그림 수수 의혹 9시간 조사”…김건희 오빠, 특검 소환 증거은닉 추궁
김건희 여사 오빠 김진우씨와 민중기 특별검사팀이 이우환 화백의 그림을 둘러싸고 정면 충돌했다. '공천 청탁' 의혹의 파장이 커지는 가운데, 김씨가 9시간가량 특검 소환 조사를 받은 사실이 확인되며 정치권에 긴장감이 높아지고 있다. 증거은닉 의혹을 놓고 여야 입장도 첨예하게 대립하는 분위기다.
19일 민중기 특별검사팀은 서울 서초구 사무실에서 오전 10시부터 오후 7시까지 김진우씨를 참고인 자격으로 불러, 김상민 전 검사로부터 이우환 그림을 전달받은 경위와 보관 과정에 대해 집중 조사했다. 이번 소환은 전날 법원이 김상민 전 검사에 대한 구속영장을 발부해 신병을 확보한 지 하루 만에 이뤄졌다. 김씨는 이미 지난 7월 28일과 31일에도 출석해 조사를 받은 바 있다.

특검팀은 이날 김씨가 김건희 여사의 그림 수수 사실을 은폐하기 위해 장모 자택에 그림을 옮겨 보관한 것 아니냐며, 증거은닉을 시도했는지 여부에 대해 강도 높은 질문을 이어간 것으로 알려졌다. 실제 지난 7월 25일, 특검이 김씨 장모의 자택을 압수수색하는 과정에서 문제가 된 이우환 화백의 그림이 발견됐다.
김상민 전 검사는 해당 그림 ‘점으로부터 No. 800298’을 1억4천만 원에 구입해 김씨에게 전달하며, 2024년 4·10 총선 공천을 청탁한 혐의(청탁금지법 위반)를 받고 있다. 특검 판단에 따르면, 김 전 검사는 김 여사가 추상화를 선호하는 점에 주목해 이우환 작품을 구매, 김씨에게 전달한 것으로 보고 있다. 또 김씨가 그림을 받은 직후 김 여사에게 직접 촬영한 그림 사진을 문자메시지로 보낸 사실까지 특검이 확보했다.
한편, 김건희 여사 측은 그림 거래 및 전달과 어떤 관련도 없다는 입장을 분명히 했다. 김 여사 측은 “오빠가 단순히 자랑차 여러 사람에게 그림 사진을 보낸 것이며, 그림이 위작 같아 보여 별 다른 반응도 없었다”고 강조했다. 김상민 전 검사 역시 “김진우씨의 부탁으로 그림을 중개했을 뿐, 대가성은 전혀 없었다”고 반박했다.
정치권에서는 특검 수사와 별개로, 김 여사가 김상민 전 검사의 국가정보원 특보 임명 과정에 영향을 미친 것 아니냐는 의혹도 확산되고 있다. 실제로 김 전 검사는 자신이 국정원 2인자 격인 기조실장에 내정됐으나, 대통령실 민정라인 반대로 일단 특보직을 거쳤다고 지난 9일 특검 조사에서 진술한 것으로 전해졌다. 검사 시절 윤석열 대통령에게 검찰 동향을 수시로 보고해 신임을 얻었으며, 정치권 일부에서는 관련 인사 관여 의혹까지 제기한다.
특검 수사가 본격화되며 논란이 커지고 있는 가운데, 여야는 김건희 여사를 둘러싼 검찰·특검 수사와 관련한 공방을 이어가고 있다. 한편, 김상민 전 검사 구속 및 김진우씨 조사 결과가 향후 국정운영과 총선 정국에도 상당한 파장을 미칠 것으로 전망된다.
정치권은 특검팀의 조사 결과와 증거은닉 의혹을 둘러싼 진실공방이 이어지는 한편, 김건희 여사와 현 정권의 도덕성 논란에도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특검팀은 관련 의혹에 대해 추가 소환조사 및 압수수색 여부도 검토할 방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