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빔브라, PD-L1 무관 치료”…비원메디슨, 적응증 대폭 확대
면역항암제 테빔브라(성분명 티슬렐리주맙)가 비소세포폐암, 식도암, 위암 등 3개 암종에 대해 치료 범위를 대폭 확장했다. 글로벌 제약사 비원메디슨코리아(옛 베이진)는 최근 식품의약품안전처로부터 5개 적응증 추가 승인을 받아 해당 암 환자의 치료 옵션을 넓혔다. 기존 면역항암제 대비 접근성을 높이기 위한 보험급여 신속화 방안도 병행한다는 전략이다. 업계는 이번 적응증 확대와 보험 진입 전략이 면역항암제 시장 내 경쟁 구도의 분기점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
테빔브라는 면역체계의 핵심 억제 신호인 PD-1(PD-L1) 경로를 99% 이상 차단하고, Fc 감마 수용체(FcγR) 작용을 최소화하는 이중 작용 원리로 설계된 신약이다. 기존 면역항암제와 달리, 면역세포 소모를 줄이고 항암 반응의 지속성과 안전성을 동시에 끌어올릴 수 있다는 평가다. 특히 2형 대식세포로 인한 대식작용을 저감시켜, T세포 면역기능을 장기적으로 유지하는 점이 임상 차별점으로 꼽힌다.

한국임상종양학회 등에서 발표된 임상(RATIONALE-307 등)에 따르면, 편평 비소세포폐암 환자 대상 테빔브라 병용군은 1차 치료제로 4년 생존율 32%, 객관적반응률(ORR) 75%, 무진행생존기간(PFS) 최대 9.6개월, 중앙 전체생존기간 26.1개월 등의 결과를 보였다. 장기간 투약 환자(2년 이상) 중에서도 높은 생존 혜택과 안전성이 일관되게 입증됐다. 비편평 비소세포폐암에서는 전체생존기간 최장 41.9개월, 무진행생존기간 14.6개월, 객관적반응률 70.3%로 기존 치료법보다 우위를 기록했다.
적응증별로도 혁신적 데이터가 이어졌다. 위암 임상(RATIONALE-305)에서는 아시아 환자 비중이 75%에 달하는 가운데, 복막 전이를 동반한 고위험군에서도 사망 위험 20% 감소, 전체생존기간 유의미 연장 등 효과가 관찰됐다. 식도암에서는 국내 유일하게 PD-L1 발현율과 관계없이 1차 치료에 사용 가능한 승인 구조를 확보, 기존 약물 효과가 제한됐던 저발현·음성 환자군까지 임상 적용 범위를 늘렸다.
그간 면역항암제는 유전자 변이 및 PD-L1 발현 비율에 따라 제한적 효과를 보이는 경우가 많았다. 특히 편평 상피세포암 등 병용치료 효과가 낮은 일부 암종에서 새로운 치료 전략이 요구돼 왔다. 테빔브라는 차별화된 기전·임상적 지표로 글로벌 면역항암제 시장에서 빠르게 입지를 확대하고 있다.
시장 전문가들은 보험급여 등재와 함께 환자 접근성이 높아질 경우, 국내외 면역항암제 시장에 의미 있는 변화를 이끌 것으로 바라본다. 미국, 일본 등 주요국 역시 PD-1, PD-L1 신약의 적응증 확장 및 보험 정책 대응이 경쟁적으로 이뤄지는 추세다. 식품의약품안전처 등 보건당국은 임상데이터 검증 및 급여 적용 범위 산정을 병행, 안전성과 합리성을 최우선 고려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테빔브라가 확보한 다양한 환자군 대상 임상성과가 실제 치료 현장에 빠르게 도입될지, 보험 급여에 따른 경제적 효과까지 시장에서 중점적으로 관찰하고 있다. “환자 맞춤 치료가 확대되고, 실제 시장에서 면역항암제 선택지가 넓어지는 계기가 마련될 것”이라는 해석도 나온다.
산업계는 이번 테빔브라 적응증 확대와 보험급여 논의가 실제 시장 경쟁 구도를 재편할 수 있을지 주시하고 있다. 기술의 임상적 우위뿐 아니라 환자 접근성과 정책, 윤리적 의사결정까지 산업 발전의 새로운 조건으로 대두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