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은영, 오열의 식탁 마주하다”…역전 부부, 피로에 무너진 울타리→도망친 고요
식탁에 앉은 네 사람의 눈빛은 차가워진 공기 속에서 길을 잃고 있었다. 오은영 박사는 ‘오은영 리포트-결혼 지옥’을 통해 결혼 후 완전히 달라진 남편과 거리만 깊어지는 아내, 그리고 아이들까지 뒤엉킨 가정의 복잡한 피로를 포착했다. 과거 ‘튼튼 아저씨’로 활기를 주었던 남편과 쇼 호스트로 명랑했던 아내, 한때 같은 분야에서 빠르게 친해졌던 두 사람의 오랜 기억은 이제 습관적 무관심과 상처만이 쌓인 현실로 남았다.
18년간 어린이 프로그램을 진행한 남편은 한때의 친밀함은 온데간데없고 아내와 함께하는 시간에 점점 불편함을 느끼는 아내를 마주해야만 했다. 말끝마다 이어지는 “글씨를 못 읽냐”, “젓가락질도 못 하냐”는 아내의 차가운 말투에 남편은 무력감을 내비치고, 결혼 생활을 견디기 힘들었다는 아내는 이제는 혼자가 필요하다며 단호하게 마음을 닫아버렸다. 그렇게 자연스러운 대화는 사라지고, 저녁 식탁은 고요한 긴장만이 맴돌았다.

집으로 돌아와도 불은 꺼져 있고, 가족이 모두 모여 앉은 밥상 위에는 어느새 장모님과 7살, 12살 자녀의 신경, 그리고 아내의 침묵이 가득했다. 식사가 끝나자 아내는 빛조차 들지 않는 방 안에 혼자 누워 조용함을 갈구했고, 남편은 외롭게 둘째와 놀며 애쓰지만 그마저도 아내에게는 거절당했다. 잠든 집, 아이들 곁에서 아내는 가족이 꼭 함께해야 하냐는 말과 함께 혼란을 주었고, 결국 쏟아내지 못한 눈물이 쏟아졌다. 오은영 박사는 이 지점에서 한동안 말을 잇지 못했다. 아내의 오열 속 피로와 고독, 거리 두기의 절실함이 화면 너머까지 번졌다.
주말도 예외는 아니었다. 교회 예배와 짧은 휴식만을 위안 삼으며, 가족 나들이조차 급하게 차단돼 버렸다. 남편이 이끈 전시관 외출조차 아내는 “집에서 다 볼 수 있다”며 피로감과 짜증만을 토해냈다. 아이들은 점점 엄마의 눈치를 보며, 가족이란 공간에서 조차 더 깊은 외로움과 혼란에 휩싸여갔다. 전시관 구석, 홀로 남은 아내는 “각자였으면 불편함 없었을 텐데”라고 중얼댔다. 한때 부부로 어깨를 맞대던 마음은 어느새 혼자가 편한 모서리를 찾아 숨어버렸다.
아내는 과거 ‘독박 육아’의 기억을 꺼냈고, 남편 없이 아이들을 키워내며 쌓였던 상처는 쉽게 사라지지 않았다. 오은영 박사는 이들 부부의 조용한 전쟁에서는 단순한 다툼 그 이상, 일상적 피로와 관계의 본질적 균열이 복합적으로 드러남을 명확하게 짚었다. 아이들이 한동안 남편을 아빠라 부르지 못했던 시간, 싸인처럼 남은 오랜 오해 앞에서 과연 ‘가족’의 의미가 무엇인지를 다짐하게 만들었다.
결국 매일의 피로와 외로움이 쌓여 가정은 점점 더 무거워졌다. 함께이면서도 외로운 부부, 그들 곁에서 갈피를 못 잡는 아이들까지, 오늘 방송되는 ‘오은영 리포트-결혼 지옥’ 123회는 역전 부부의 아픈 사연을 통해 ‘같이 있음’의 의미를 다시 묻는다. 5월 26일 밤 10시 45분, 시청자는 오은영 박사와 함께 거리 두기와 공감 그 사이의 간절한 해답을 찾는 여정을 지켜볼 수 있을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