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운명의 결승 맞대결”…박규현-우형규 진검승부→탁구리그 우승 향방은
경쾌한 셰이크핸드가 박힌 순간, 코트 위의 긴장감은 숨을 죽였다. 흔들림 없는 박규현의 집중력과, 치열한 랠리 속 우형규의 결의는 미래에셋증권 팀 동료이자 라이벌이라는 운명을 다시금 세워놓았다. 신흥 강자들의 약진과 극적인 역전승이 교차한 하루, 탁구리그는 결승의 새로운 주인공을 맞이할 준비를 마쳤다.
14일 광명 IVEX 스튜디오에서 펼쳐진 2024 두나무 프로탁구리그 남자부 준결승은 한 치 양보 없는 동료 간 맞대결로 이목을 끌었다. 박규현은 박강현과의 승부에서 날카로운 회전 서브와 빠른 3구 공격력을 앞세워 기선을 잡았다. 1세트 11-8 승리로 출발했으나, 곧이어 박강현에게 2세트를 내줬다. 그러나 승부처인 3세트에서 긴장감 넘치는 듀스를 극복하며 12-10으로 리드를 되찾았다. 4세트 역시 치열한 접전 끝에 11-9로 가져간 박규현은, 안정적인 마무리로 결승 진출을 확정지었다.

또 다른 준결승에서는 우형규가 호정문(화성도시공사)을 맞아 3-1로 승리했다. 1세트를 11-7로 따내며 쾌조의 출발을 보인 우형규는, 2세트 접전에서 아쉽게 듀스 패배를 겪었지만 곧 3, 4세트를 11-6, 11-6으로 내리 잡으며 결승행 티켓을 거머쥐었다. 운명의 결승 무대에는 결국 박규현과 우형규, 미래에셋증권의 두 자존심이 마주하게 됐다.
여자부에서는 이승은(대한항공)이 새 돌풍의 주인공으로 등장했다. 예선과 8강에서 양하은, 이은혜 등 국가대표급 선수들을 연파한 이승은은, 준결승에서 유시우(화성도시공사)와의 접전 끝에 3-1로 승리했다. 1세트 듀스 승부를 12-10으로 극복한 후 기세를 이어 2세트를 가져갔다. 비록 3세트를 내줬지만, 마지막 4세트에서 빠른 수비 전환과 노련한 커트 플레이로 11-7로 마무리했다.
이어 벌어진 여자부 또 다른 4강전에서는 이다은(한국마사회)이 최해은(화성도시공사)와 풀세트 역전극을 펼쳤다. 마지막 5세트에서 1-5까지 밀렸던 이다은은 놀라운 집중력으로 연속 6점을 쌓아 7-5로 승부를 뒤집었다. 이에 따라 여자부 결승은 이승은과 이다은의 대결로 확정됐다.
이번 2024 두나무 프로탁구리그는 남녀부 모두 단식으로 승부를 펼치며, 우승 상금 1천800만원을 포함해 총상금 1억원이 걸려 있다. 결승전을 앞둔 네 선수에게는 소속팀의 자존심과 개인 커리어의 전환점이라는 두 가지 무게가 동시에 얹혔다.
긴 호흡이 엮어내는 결승의 순간, 자신과 동료를 넘어서는 성장의 무대가 펼쳐진다. 신흥 강자들의 부상, 베테랑의 저력, 코트 위에 오롯이 담긴 승부사의 숨결은 이번 결승을 더욱 특별하게 만든다. 박규현과 우형규, 이승은과 이다은이 주말 열릴 결승을 통해 어떤 역전 드라마를 쓸지, 탁구 팬들의 마음은 벌써부터 설렘으로 물들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