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가대표 복귀 간절함”…황의조, 항소이유서에 월드컵 소망→재판부 선처 호소
차가운 법정에 울린 목소리에는 필드 밖에서 마주한 간절함이 숨어 있었다. 황의조는 항소이유서를 통해 다시 한 번 태극마크를 달고 월드컵 무대를 밟고 싶다는 바람을 드러냈다. 황의조에게 남겨진 그리움은 단순한 선수 경력을 넘어 대표팀의 미래, 그리고 후배들과 나눌 경험에까지 닿아 있었다.
황의조는 서울중앙지방법원 형사항소심 재판부에 93페이지 분량의 항소이유서를 제출했다. 내년 북중미월드컵에서 대한민국 국가대표 스트라이커로 복귀해 후배들에게 노하우를 전수하고 팀의 중심 역할을 하고 싶다는 의지를 강조한 것으로 알려졌다. 국가대표 시절 국위선양에 기여했다는 점 또한 거듭 언급하며 선처를 호소했다.

1심 재판부는 지난해 10월 16일 성폭력처벌법 위반(카메라 등 이용 촬영) 혐의 관련 공판에서 모든 공소 사실을 인정한 황의조에게 징역 1년, 집행유예 2년을 선고했다. 여기에 200시간 사회봉사, 40시간 성폭력 치료 프로그램 이수 명령도 함께 내려졌다. 황의조가 2억 원을 공탁한 점은 양형에 유리한 정상으로 반영됐다. 하지만 피해자 측이 이의를 제기했고, 법원은 이를 받아들이지 않았다.
현재 대한축구협회는 불법 촬영 혐의에 명확한 결론이 나올 때까지 황의조에게 국가대표 자격을 부여하지 않기로 결정한 상태다. 특히 협회 규정에 따르면 성폭력 등 중대한 범죄를 저지른 선수에게는 영구제명 등 최고 수준의 징계와 함께 최소 집행유예 이상의 형을 선고받은 경우 선수 등록도 제한된다.
또한 재판부는 영상통화 중 피해자 나체를 촬영한 혐의에 대해서는 ‘사람의 신체를 직접 촬영하지 않았다’는 점을 근거로 무죄 판결을 내렸다. 선고 이후 황의조와 검찰 모두 판결에 불복해 항소하며, 법정 공방은 이어지고 있다.
팬들과 관계자들은 황의조가 경기장 밖에서 쓰는 호소의 문장에 복잡한 심정으로 시선을 모으고 있다. 정의와 용서, 응원과 경계가 뒤섞인 사회적 울림도 점차 거세지고 있다. 다음 공판은 내달 24일 오후 3시 30분으로 예정되며, 또 하나의 기로에 선 운명을 지켜볼 시간이 다가오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