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대 챔피언의 뜨거운 동행”…전인지·박성현·이정은, US여자오픈 1·2R→꿈의 한 조 대결
싱그러운 에린 힐스의 푸른 공기가 무대를 감쌌다. 세 명의 US여자오픈 챔피언, 전인지와 박성현, 이정은이 다시 한번 한 조에 이름을 나란히 올리며 미국 골프팬들의 시선을 붙잡았다. 정상을 경험한 이들이 ‘동행’하며, 우승이라는 시간의 무게가 맑게 겹치는 순간이었다. 이들이 주고받을 눈빛과 한 홀, 한 홀을 누비는 발걸음마다 꿈과 각오가 새겨질 전망이다.
제80회 US여자오픈 골프대회(총상금 1천200만달러)는 29일(한국시간) 미국 위스콘신 에린 힐스 골프 코스(파72)에서 막을 올린다. 대회 조직위는 28일 1·2라운드 조 편성을 발표하고, 2015년 우승자 전인지, 2017년 우승자 박성현, 2019년 우승자 이정은을 한 조에 배정했다. 세 선수는 29일 오후 10시 2분(한국시간) 1번 홀에서 첫 라운드를 시작한다.

한국 골프는 US여자오픈에서 숱한 우승컵을 들어 올리며 세계무대에 새로운 역사를 쌓아왔다. 3명의 US여자오픈 우승자가 한 조로 함께 치르는 동반 플레이는 올해 한국 선수들 가운데서도 단 하나뿐이다. 각자의 우승이 대한민국 골프의 기념비였다면, 그 순간을 함께 한 이 조합은 이번 대회 초반 최대의 관심사로 떠올랐다.
여러 한국 선수 중 올 시즌 LPGA 1승을 거두며 세계랭킹 5위에 오른 유해란은 일본 이와이 아키에, 미국 교포 노예림과 라운드를 준비한다. 시즌 2승을 노리는 7위 김효주는 멕시코의 가비 로페스, 아일랜드의 리오나 머과이어와 맞붙는다. 개막전 우승자 김아림, 세계랭킹 10위 고진영 역시 각국 강자들과 예선 통과와 더 큰 무대를 향한 발걸음을 함께 내딛는다.
세계랭킹 상위권 넬리 코르다(미국), 지노 티띠꾼(태국), 리디아 고(뉴질랜드)도 각각 신예들과 조를 이뤄 자신만의 길을 시작한다. 국내파 배소현, 황유민 등 KLPGA 다승왕들도 글로벌 대열에 합류했다.
US여자오픈은 매해 LPGA 두 번째 메이저 대회로 6월 2일까지 치러진다. 현지와 국내 골프팬들은 SNS를 통해 전인지와 박성현, 이정은이 펼칠 ‘역대 챔피언 동반 플레이’에 대한 설렘을 쏟아냈다. 한국 선수들은 “US여자오픈에서 또 한 번 한국 골프의 저력을 보여주겠다”고 포부를 전했다.
무거운 숨결과 설렘이 교차하는 또 한 번의 시작선 위. 그 땅을 밟는 챔피언들의 걸음은 역사를 되살리고, 새로운 신화를 향해 나아간다. 올해 US여자오픈 골프대회는 6월 2일까지 나흘간 이어지며, 각자의 언어로 증명할 ‘동행과 경쟁’의 이야기를 시청자들에게 전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