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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언더파 단독 선두”…고지원, 제주 삼다수 정상 등극→생애 첫 승 감격
스포츠

“21언더파 단독 선두”…고지원, 제주 삼다수 정상 등극→생애 첫 승 감격

신민재 기자
입력

서귀포시 사이프러스 골프&리조트에서 들려온 우승 퍼트의 묵직한 울림이 제주도의 여름을 적셨다. 관중들의 숨죽인 응원 속에 61번째 KLPGA 투어 도전 무대, 고지원은 그토록 바라던 생애 첫 우승컵을 품에 안았다. 데뷔 3년 만에 이룬 감격의 첫 정상이었다.

 

10일 펼쳐진 KLPGA 투어 제주 삼다수 마스터스 최종 라운드에서 고지원은 3언더파 69타, 최종 합계 21언더파 267타로 선두를 굳혔다. 특히 노승희와의 치열한 경쟁 끝에 3타 차 리드를 지켜냈고, 그동안 규정 대회 출전조차 쉽지 않았던 조건부 출전권 신분에서 통산 첫 승을 올리는 이변을 만들어냈다.

“21언더파 단독 선두”…고지원, 제주 삼다수 마스터스 생애 첫 우승 / 연합뉴스
“21언더파 단독 선두”…고지원, 제주 삼다수 마스터스 생애 첫 우승 / 연합뉴스

고지원은 이번 시즌 드림투어에서 주로 활동하며 KLPGA 정규투어 빈자리에만 출전해왔다. 하지만 제주 삼다수 마스터스가 시즌 10번째 출전이자 하반기 첫 대회였고, 이 무대에서 자신의 한계를 돌파했다. 우승 상금 1억8천만원을 더해 상금랭킹도 단숨에 19위(3억3천727만원)까지 올랐다.

 

특히 지난주 오로라 월드 챔피언십 준우승의 아쉬움을 불과 7일 만에 지워냈다. 우승 확정과 동시에 2027년까지 모든 정규 대회 시드를 확보하게 됐고, 드림투어 생활도 일찌감치 마감했다. 자매 고지우에 이은 우승으로 KLPGA 투어 사상 두 번째 자매 우승자 타이틀도 추가되며, 이번 시즌 동반 우승이라는 새로운 기록의 주인공이 됐다.

 

이날 경기는 전날 기상 악화로 3라운드 잔여 4홀까지 포함된 22홀 진행으로 체력 소모가 극심했다. 고지원은 5번, 6번홀 연속 버디로 선두 자리를 지켰으나, 중후반부 노승희의 바짝 추격과 마지막 홀까지 이어진 긴장감이 극적 분위기를 키웠다. 노승희는 18번 파5홀에서 이글에 가까운 버디를 기록했지만, 고지원 역시 1m 거리에서 버디로 맞받아쳐 끝내 정상의 자리를 내주지 않았다.

 

고지원은 “생애 첫 우승, 그것도 고향 무대에서 꼭 이루고 싶었던 꿈이었다”며 “어려운 시기를 견디며 노력한 시간이 오늘의 자신을 만들었다”고 자축했다. 자매 고지우와의 선의 경쟁이 큰 자극이 됐다고 했으며, 팬들에게 감사한 마음도 전했다.

 

지난 시즌 챔피언 윤이나와 이다연은 공동 3위(17언더파 271타), 박성현은 5언더파 67타로 공동 11위에 올랐다. KLPGA 투어는 이제 새로운 시즌, 새로운 우승자와 함께 더욱 치열한 경쟁 구도를 예고하고 있다.

 

자연의 바람, 그린 위에 남은 퍼트 자국처럼 하루를 견디는 선수들의 땀방울은 잔잔한 감동을 남겼다. 제주 삼다수 마스터스의 기억은 여름 갤러리들의 환호와 함께 오래 기억될 예정이다.

신민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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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지원#제주삼다수마스터스#노승희